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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자립 선언에.. 쫓기는 韓

中, D램과 시스템 반도체에서 공격적 투자 계속

기술격차 5년 가량 나지만 안심 힘들어

미세공정 난도 증가로 격차 확대도 어려워





중국이 낮은 시장성과 기술력에도 ‘묻지마 D램 양산’ 및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대한 공격적 투자로 반도체 자립에 나선다. 국내 기업들이 초미세 공정 투자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는 가운데 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 업체의 맹추격에 기술격차가 5년까지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D램 시장의 4분의3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로서는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조성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을 뿌리쳐야 한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19나노(1㎚=10억분의1m) 기반의 D램 공정 수준 향상으로 내년에는 월 웨이퍼 4만장 규모의 반도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CXMT는 올 9월부터 D램 양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월간 기준 웨이퍼 2만장 규모의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CXMT는 D램 샘플을 각 업체에 보내며 고객사를 모집 중이며 올해 말께 19나노 D램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CXMT는 19나노 기반의 D램을 서버나 모바일 기기 대비 적용이 까다롭지 않은 PC용에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CXMT는 3년 전부터 중국 지방정부의 지원을 통해 D램 개발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총 550억위안(약 9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도입 예정인 극자외선(EUV) 공정까지 손을 뻗쳐 기술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핑얼슈안 CXMT 부사장 겸 기술책임자는 몇달 전 “올해 말까지 20나노미터 이하 공정을 통해 8Gb DDR4를 양산할 것이며 EUV 공정 개발을 위해 외국 업체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CXMT의 D램 제품이 시장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제까지 중국의 선두 사업자 추격 사례를 볼 때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CXMT가 중국 허페이시 등 지방정부의 도움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의 일부 중국 업체처럼 수익과 상관없이 투자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소유로 알려진 칭화유니 또한 향후 10년간 D램 생산 등을 위해 8,000억위안(약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오는 2021년부터 D램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한국의 반도체 장비 투자액(92억달러)이 중국(117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내년에는 한국(117억달러)과 중국(145억달러) 간 투자액 차이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산 D램은 해외 시장에서 품질 문제로 외면받을 수밖에 없지만 중국 내수용 제품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화웨이나 오포 같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조악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덩치를 키운 후 글로벌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과 비슷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는 셈이다.





중국은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생산 확대 및 인재영입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UMC는 중국 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의 수요 확대에 대비해 중국 현지 공장을 대규모 증설한다. TSMC는 난징에 자리한 12인치 웨이퍼 월 1만장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올해 말까지 1만5,000개까지 생산 가능하도록 확대한다. 해당 공장은 16나노(1㎚=10억분의1m) 기반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각종 가전기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을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또 웨이퍼 기준 생산량을 내년에는 2만개까지 확대해 중국 내 팹리스 고객을 대거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UMC 또한 중국 샤먼에 자리한 28~40나노 기반의 공장 생산량을 늘린다. 해당 공장은 12인치 웨이퍼 17만장 규모의 반도체를 양산 중이지만 이를 25만장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28~40나노는 구세대 공정인 만큼 해당 라인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중국 내수용 제품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 또한 올 3·4분기 공장 가동률만 97%에 달하며 이 중 중국 팹리스 업체 물량이 6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SMIC는 현재 주력인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바탕으로 제품을 양산 중이다. 14나노급은 삼성전자나 TSMC가 양산 중인 10나노급 이하 초정밀 제품 대비 기술력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초미세 제품에서 나타날 수 있는 양자간섭 관련 문제가 없어 가장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기도 하다.

이 같은 중국 내 파운드리 공장 증설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제외한 AP나 마이크로컨트롤러, 전력반도체(PMIC) 등 시스템 반도체 자체 조달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화웨이는 미국의 각종 제재 속에서도 5세대(5G) 통합 AP인 ‘기린 990’을 선보이는 등 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굴기’ 선봉에 선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한중 간 반도체 기술격차가 좁혀졌다고 우려한다. 삼성전자가 2016년 2월 1세대 10나노급(1x) 8Gb DDR4 양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CXMT가 내년께 19나노 기반의 반도체를 양산할 경우 기술 격차는 단순 비교시 5년 이내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10나노급 D램 공정은 미세화 정도에 따라 1세대(1x), 2세대(1y), 3세대(1z)로 나뉘며 삼성전자의 현재 D램 주력은 1y 제품이라는 점에서 기술 격차가 3년 정도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율을 비롯해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 등 모든 요인이 중국 대비 압도적이기는 하지만 반도체 공정이 나노급 단위로 진행되며 공정 미세화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격차 확대도 쉽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생산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중국 업체들이 D램 부문에서 실제 10나노급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다만 반도체 관련 기술 유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현재의 기술 및 생산성 우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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