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가 미국 최초로 ‘처녀성 검사 금지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의회는 ‘처녀성 검사’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유명 래퍼 티아이(T.I)가 ‘해마다 병원에서 딸의 처녀막을 검사했다’고 한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처녀성 검사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의사들이 여성의 처녀막(질에 부분적으로 덮힌 얇은 조직)을 검사해 성 경험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러한 검사는 지금까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티아이의 발언을 계기로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안을 발의한 마이클 솔레지 민주당 뉴욕주 하원의원은 “(티아이의 발언이) 나는 그저 소름끼치고 역겨웠다”며 “처녀막 검사는 의료적으로 불필요하고, 고통스러우며 굴욕적이고 정신적 충격을 준다. 여성과 소녀들을 상대로 하는 일종의 폭력이다”라고 말했다. 법안은 현재 검토 중에 있으며 원내 토론이나 표결에 들어갈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뉴욕주 의원들은 이번 조치가 국내 첫 번째 ‘처녀막 검사’ 금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멜리사 드로사 뉴욕 주지사 역시 이러한 법안에 찬성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녀는 로이터 재단에 보낸 성명에서 “처녀막을 검사하는 관행은 실제 의학적 가치가 없으며 이를 금지하는 것이 선택 사항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처녀성 검사는 주로 미혼녀와 여성의 미덕과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녀막은 성관계를 맺는 도중 늘어나거나 찢어질 수 있지만 운동, 탐폰 사용 중에도 파열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미국 산부인과 의사들은 모든 여성들이 처녀막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또한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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