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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선거 출사표 김병국 "신경분리로 조합지원 부실..경제지주 안위걱정·금융지주 농축협과 경합"

김병국 전 농협중앙회 이사 "경제지주의 조합지원 사업 농협중앙회로 귀속시켜야"
"농산물 유통 직거래 확대하는 개혁 필요…농축협이 견고해야 농업·농촌 지속가능"

농협중앙회장 선거 출사표 김병국 '신경분리로 조합지원 부실..경제지주 안위걱정·금융지주 농축협과 경합'
내년 1월31일 치러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예비후보 등록이 19일 시작된 가운데, 김병국 농협중앙회 전 이사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협 신경분리 이후 문제점을 개선하고 농산물 유통 직거래를 위한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김 예비후보자

“농협 신경분리 이후 조합 지원도 부실해지고 시장 경쟁력도 상실했습니다. 경제지주는 조합 지원은 커녕 자신의 안위마저 걱정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금융지주는 농축협과 경합하는 관계로 변하고 있습니다. 농축협이 견고해야만 농업도, 농협도 지속 가능합니다.”

내년 1월31일 실시되는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병국(68·사진) 전 농협중앙회 이사는 최근 서울 강남의 개인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농협경제지주가 농축협에 지원하는 조합지원 사업을 농협중앙회로 귀속시켜 충실한 농축협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부실에 빠진 서충주농협 조합장으로 취임, 지난 3월까지 근무하며 충북을 대표하는 으뜸조합으로 키워낸 뒤 이번에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뛰어 들었다. 퇴임 후 한국농업연구소장으로서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한 정책개발에 주력해 왔고,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6차산업과 미래농정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주관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며 농산물시장 개방 우려가 높은데.

△1995년 WTO가 출범한 후 2018년까지 농축산물 수입액이 69억 달러에서 274억 달러로 급증했고,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이행으로 수입량이 계속 늘어나 국내 시장이 잠식되고 있다. 앞으로 농업협상이 진행되면 기존의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른 산업분야의 협상 우위를 위해 농업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 전체 정부 예산의 3%에도 못 미치는 농업예산을 4% 이상으로 확대하고 직불제 예산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으로 늘려야 한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은 식량안보, 농촌개발, 대기·수질 정화, 경관보전, 전통문화 계승 등을 조건으로 직불금을 지급하고 있다. 우리도 법률에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반영시켜야 한다. 수입보장보험, 자동시장격리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대체법안(무역이득공유제) 등 농가 소득보전을 위한 보완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시장개방으로 피해를 보는 농업과 기존 산업 간 무역이득공유제는 어떻게 보나.

△2015년 한·중 FTA가 발효되면서 시장개방에 따른 농업계의 피해를 보상하는 방안으로 ‘무역이득공유제’가 심도 있게 논의된 적이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반대로 법제화되지 못하고 타협의 산물로 ‘농업촌 상생 협력기금’을 도입하기로 했다. 수혜를 보는 기업의 기부를 받아 농업·농촌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올해 9월 기준 목표액 대비 20% 수준에 불과하다. 무역이득공유제는 농업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대책일 뿐만 아니라 식량안보, 농업의 환경가치, 농촌 유지·발전 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미래 세대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준조세 정책의 범주 안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농촌 공동화를 막기 위해 농민수당 도입 이야기도 나오는데.

△최근 지자체와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농민수당 도입을 위한 논의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혹자는 농민수당을 선심성 포플리즘이라고 비판하지만 농업·농촌의 절박한 현실을 잘 모르는 것이다. 우루과이 라운드(UR) 이후 많은 예산이 농업 인프라와 연구개발에 투자되었지만 대부분 농식품 후방산업과 소비자 후생 증대에 쓰였다. 정작 농가소득 향상은 극히 미미했다. 농민수당은 식량안보와 국민 건강 등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가치평가다. 노령농에게는 복지수당으로, 청년농에게는 기본소득으로 작용하며 활력 있는 농촌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출사표 김병국 '신경분리로 조합지원 부실..경제지주 안위걱정·금융지주 농축협과 경합'

-농촌 현실이 어려운 때일수록 농협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데.

△1,118개의 조합으로 구성된 농축협 네트워크는 농업인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농업 벨류체인의 시작과 끝이다. 농축협은 지난 반세기 동안 농산업의 시장실패를 방어하며 공익적 가치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종합 농협의 틀 안에서 신용사업을 통해 경제사업을 지원하는 구조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한국형 협동조합모델로 단단하게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농촌소멸 위험, 도·농 조합간 격차 확대 등으로 농축협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든다. 무엇보다 주인인 농민 조합원이나 농축협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협동조합 경영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협동조합에 답이 있다.

- 농협 ‘신경분리’가 이뤄진 뒤 농민 지원사업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분리한 배경은 경제사업을 시장지향적으로 재편해 사업경쟁력을 제고하고 농산물 판매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경제지주는 조합지원은커녕 자신의 안위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과거 농협중앙회 시절에 경제사업을 신용사업 수익으로 보전할 때보다 농축협 지원이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농축협과 밀착도가 높은 시·군 지부가 경제지주로부터 독립돼 농축협과의 사업연계, 지자체와의 농정연계 측면에서 애로를 겪고 있다. 농축협이 종합사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농협중앙회는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로 분리돼 원스톱 조합 지원에 어려움이 있다. 농축협 지원사업의 경우 농협중앙회와 경제지주의 통합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신경분리 뒤 금융지주와 농축협 경합 문제도 불거지고 있는데.

△종합농협의 틀 안에서 농축협과 금융지주를 한 방향으로 모아야 한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소유·통제 원칙이 무너지면서 농축협과 금융지주가 경쟁하는 관계로 변질되고 있다. 협동조합의 근간인 농축협의 눈높이에서 농축협과 금융지주가 경쟁하는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때다. 상호금융 역시 전문 자산운용기관으로 거듭나 ‘농축협수익센터’ 역할을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한다. 전통 예대사업 중심의 단순 지도·지원에 그치지 않고 개별 조합에 맞는 새로운 사업 방식과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농축협이 지역경제에 강점을 지닌 전문 금융기관으로 성장하는 일도 상호금융의 몫인 셈이다.

-농협이 농산물 유통 직거래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은데.

△정부와 농협은 농산물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농촌에 많은 유통시설을 투자했으나 많은 이익이 도시의 유통기업에 귀속된 것 같다. 농가 조직화를 통해 유통시설 가동률을 올리고 교섭력을 높여 농협 유통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그리 뛰어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와 협력해 농산물 가격 안정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한계를 보였다. 농산물 유통의 경우 현재 경기도 안성물류센터를 통해 이뤄지는데 지방의 농산물이 안성으로 집하되었다가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유통채널의 개혁이 필요하다.

-최근 국회에서 ‘6차산업과 미래농정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주관했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농촌이 기회의 땅이 되기 위해서는 6차산업으로 전환하고 스마트농업이 확산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 농업은 저출산·고령화, 도농간 소득격차 확대 등으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정도다. 농업을 1차(농림수산업), 2차(제조·가공업), 3차(유통·서비스업) 산업으로 융·복합해 부가가치를 키우는 6차산업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 그 틀 안에서 영농연계 귀농·귀촌모델, 다수 농업인을 위한 스마트 농업, 데이터 기반의 농산물 수급관리, 수출 확대, 도농교류 촉진 등을 미래농정으로 다뤄야 한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출사표 김병국 '신경분리로 조합지원 부실..경제지주 안위걱정·금융지주 농축협과 경합'

-올해 출간한 ‘행복한 농민, 살기 좋은 농촌’을 보니 농업·농촌에 대한 애정이 묻어 나오던데.

△그렇다. 반평생을 몸담은 조합장 시절 어려운 농촌과 농민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몸을 내던졌다고 자부한다. 농민 조합원을 위한 농축협은 많은 이익을 내기보다는 바른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농민 조합원으로 돌아온 뒤 더 절실히 느끼고 있다. 물론 협동조합의 동력인 농축협이 견고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IMF 시절 조합장이 된 직후 인근 조합과 합병 권유까지 받았다던데 어떻게 위기를 돌파했나.

△1998년 조합장에 당선되고 1주일 만에 합병권고를 받았다. 정말 눈앞이 깜깜했다. 당시 연체비율이 무려 26%에 달했기에 제일 시급하게 연체 채권을 정리해야 했다. ‘읍참마속’이라고 저와 아주 가까운 사촌동생과 친한 친구의 채권부터 정리했다. 지금이야 그들도 이해해 주지만 당시에는 참 원망도 많이 받았다.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 도시에 있는 지인들이나 출향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예금 유치 활동도 벌였다. 그 결과 신용사업에서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며 큰 보람을 느꼈다.

-당시 경제사업에서도 역발상을 했다고 하던데.

△조합장이 되고 ‘농산물 판로 개척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하나로마트를 개점할 때 다른 지역 농협과 달리 1층에 마트를 두고 2층에 금융점포를 개설했다. 농축산물 수요 기반이 확산돼야 금융거래도 늘어난다고 봤기 때문이다. 금융점포는 2층에 둬도 어차피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맞아 떨어졌다. 충북에서 2001년 만성지점 하나로마트를 시작으로 2008년 대소원지점 하나로마트 개점, 2018년 경제유통사업본부 준공 지원 등을 추진했다. 만성지점 하나로마트의 경우 2005년 충북 농협 관내 지점 100개 점포 중 업적평가 1등을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며 농가소득,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앞으로 포부는.

△영원한 농협맨으로서 농업·농촌·농민을 위해 좀 더 큰 틀에서 헌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한다. 자주 농업 현장에서 농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정책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김병국의 꿈인 ‘잘사는 농민, 살고 싶은 농촌, 활력 있는 농업, 함께하는 농협’을 만드는데 몸을 던지겠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He is..

·농협중앙회장 선거 예비후보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2019~)

·한국농업연구소장(2019~)

·전 서충주농협조합장(5선, 1998~2019)

·전 농협중앙회 이사(2선, 2015~2019)

·농협중앙회 인사추천위원장(2016~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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