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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작용 보고도 오기의 부동산 정책 계속할 건가

‘12·16부동산대책’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는 전셋값이 시장 불안의 진원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서울 대치동과 목동을 비롯한 일부 학군 좋은 곳에만 제한돼 있던 전셋값 오름세가 이젠 강남 전역과 분당 등 경기지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일주일 만에 1억원 이상 호가가 뛰었고 전세 물건도 씨가 마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셋값에 불을 지른 것은 역시 정부의 반시장 정책이다. 이념에 매몰돼 내놓은 정시확대 정책이 이른바 ‘교육 특구’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는 상황에서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을 금지하자 집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전셋집을 찾아 나선 것이다. 여기에 집값을 잡겠다고 분양가상한제를 꺼냈더니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으려는 사람들이 전세를 살며 기다리겠다고 나섰고, 보유세를 올리니 전셋값을 더 받아 세금을 내려 하니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나마 집값이라도 잡으면 나을 텐데 시장은 정부의 기대마저 비웃고 있다. 초고가아파트들이 숨 고르기를 하는 사이 대출의 물꼬가 열려 있는 9억원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또 다른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강북 상당수 아파트들이 정부 대책을 도리어 호재로 인식하면서 1,000만~2,000만원씩 호가를 올리는 모습이다. 심지어 8억원 대 초반 지역의 중개업소들은 9억원까지 ‘키 맞추기’가 이뤄질 것이라며 매수를 권한다고 한다. 고가아파트 보유자조차 급매물을 내놓는 대신 집값의 향방을 가늠하겠다며 눈치 보기를 한다니 시장 전체가 정부를 시험하는 느낌이다.

정부가 위헌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초고강도 대책을 내놓고 금융당국이 폭락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음에도 거꾸로 된 현상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매매든 전세든 수요 있는 곳의 공급을 틀어막은 부작용이 형태만 달리하면서 두더지처럼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그런데도 더 강한 대책으로 시장을 이기겠다고 오기를 부리니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애꿎은 서민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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