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4일 한중일 정상과 경제인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금융 의료서비스 등 많은 분야에서 외국 자본을 유치할 것이다. 지분보유 제한을 취소할 것이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전략적인 ‘외투 기업 끌어안기’ 행보로 분석된다. 리 총리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는 영국 기업이 지분을 투자한 중국의 술 ‘수정방’을 선물하며 “국제협력의 상징”이라고도 말했다.
리 총리는 이날 중국 청두 세기성 박람회장에서 진행된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중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박차를 가해서 프로세스를 가속화해야 한다. 중국은 커다란 시장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총리는 특히 “중국은 더 높은 수준의 개방이 필요하다. 서비스 산업 경쟁력이 있는 나라와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한국, 일본과 무역 적자 보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대외 개방을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유무역은 경제를 진전시키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이다”면서 “한국, 일본 기업인의 중국 투자를 환영한다. 우리는 똑같은 태도 가지고, 중국 기업과 같은 보호, 경제 기회 받도록 보장하겠다. 기회를 잡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리 총리에 이어 연설에 나선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베 신조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무역장벽을 낮추고 스스로를 혁신하며 세계시장을 무대로 성장해왔다”며 “자유무역은 기업이 서로를 신뢰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안전장치”라고 언급했다.
한중일 경제협력의 무한한 가능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거대 시장을 기반으로 첨단산업을 키우는 중국과 전통적인 기술혁신 강국 일본, 정보통신의 강국 한국이 힘을 합치면 제조업의 혁신 뿐 아니라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헬스케스와 같은 신산업에서 최적의 혁신 역량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3국에는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는 함께 협력하며 ‘풍요로 가는 진보’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갈등에 집착하기 보단, 한중일이 미래를 함께 가자는 취지의 연설이다.
아베 총리는 “디지털 경제와 같은 새로운 신 산업분야에서 규범화 등 공조가 필요하다”며 “공조에 기초가 되는 것은 3국의 기업간 협력이며, 이를 더욱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비차별적으고 예견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리 총리는 전날인 23일 오후(현지시간) 문 대통령과의 만찬 장소를 수정방 박물관으로 정하고 그 배경을 직접 설명해 화제를 모았다. 수정방은 중국의 대표적인 명주로 꼽히며,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특별 제작한 수정방 백주를 선물했다.
리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수정방 박물관은 국제협력을 상징하는 곳”이라며 “수정방은 중국의 브랜드이지만, 영국이 지분투자를 하며 기업이 더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곳으로 식사 장소를 잡은 이유는 쓰촨성 현지의 술을 맛보자는 취지도 있지만 국제협력의 상징으로서 이 장소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한중 양자협력의 강화와 발전을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은 역사적으로 개방과 교류가 활발했던 적이 많다. 신라와 당나라, 고려와 송나라가 그랬다”며 “앞으로도 상호 공동번영을 위해 양국 간 경제협력이 긴밀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청두=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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