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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자유무역" 외친 韓中…아베와는 온도차

文 "세 나라 경제적 운명공동체"

리커창 "한중일 보완성 강한나라"

말 아낀 아베 北미사일엔 날세워

삼국지 촉나라 수도 청두서 열려

"21세기판 경제삼국지 흥미진진"

한중일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쓰촨성 청두 세기성 국제회의센터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국제회의센터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적으로 우리는 운명공동체”라며 “세 나라의 경제는 가치사슬로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에서 한중일 3국의 ‘분업’과 ‘협업’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연설은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앞서 한중일 3개국 정상은 800여명의 각국 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유무역과 3국 경제협력의 비전을 공유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중국 서비스업 분야에서 외투기업에 대한 지분보유제한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하며 한일 기업인들에게 ‘중국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삼국지의 도시’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과 ‘한중일 정상회의’는 3개국 정상이 저마다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미묘하게 온도 차를 드러내 마치 ‘21세기판 삼국지’처럼 흥미진진했다. 리 총리는 “우리는 금융 분야, 의료보건 분야, 노령화 분야 등 많은 서비스 분야에서 외국자본을 유치할 것이다. 그중에서 지분보유제한을 취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온 중국의 전략적인 ‘외투기업 끌어안기’ 행보로 분석된다. 리 총리는 전날 가진 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는 영국 기업이 지분을 투자한 중국의 명주 ‘수정방’을 선물하며 “국제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의 구애에는 거침이 없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서비스 산업에 경쟁력이 있는 나라들과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며 “한국·일본에는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대외개방을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서 등록되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모두 중국 기업으로 취급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24일 쓰촨성 청두 세기성 국제회의센터에서 3국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 가속화도 주문했다. 리 총리는 “한중일 3국은 서로 보완성이 강한 나라”라며 “중한 간에 이미 FTA를 구축했다. 그런데 중한일 FTA는 더 높은 수준의 FTA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에 이어 연설에 나선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무역장벽을 낮추고 스스로를 혁신하며 세계시장을 무대로 성장해왔다”며 “자유무역은 기업이 서로를 신뢰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안전장치”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후속협상과 한중일 FTA 협상을 진전시켜 아시아의 힘으로 자유무역질서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 역시 이날 한중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는 했으나 한중 정상에 비해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발언이 적었다. 아베 총리는 “디지털 경제와 같은 신산업 분야에서 규범화를 포함해 우리 3국의 공조를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것을 더욱더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공평하고, 투명하고, 비차별적이고도 예견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서로 제공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중일 정상은 이날 정상회의 직후 도쿄와 베이징에서 열릴 ‘동북아 릴레이 올릭픽’을 앞두고 스포츠·문화 분야 교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10년간 3국의 협력 비전도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베 총리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지역의 안전 보장에 대한 심각한 위협임을 말씀드린다”며 다소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중일 정상이 연설문마다 삼국지를 언급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었다. 중국 청두는 유비·관우·장비·제갈량이 활약하던 촉 나라의 수도였다. 문 대통령은 “유비의 정신처럼 3국 협력도 국민들의 삶을 이롭게 하는 덕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후 중국 쓰촨성 청두 수정방박물관을 방문해 리커창 중국 총리로부터 특별제작된 백주를 선물받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리 총리는 전날 오후 문 대통령과의 만찬 장소를 수정방박물관으로 정하고 그 배경을 직접 설명해 화제를 모았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특별제작한 수정방 백주를 선물했다. 리 총리는 “수정방박물관은 국제협력을 상징하는 곳”이라며 “수정방은 중국의 브랜드지만 영국이 지분투자를 하며 기업이 더욱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곳으로 식사 장소를 잡은 것은 쓰촨성 현지의 술을 맛보자는 취지도 있지만 국제협력의 상징으로서 이 장소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한중 양자협력의 강화와 발전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청두=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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