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하버드대 메디컬센터에 딸린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국인 연구원이 훔친 ‘암세포 샘플’을 수하물 양말 속에 넣어 출국하려다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미 당국은 이를 지식재산권 절취 사례로 보고 있으며, 미 법원은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을 수 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중국인 연구원이 신청한 보석을 기각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인 암 연구원 정자오셩(Zaosong Zheng)은 지난 12월 10일 보스턴 공항에서 중국 베이징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FBI 요원들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 FBI는 그의 수하물에 든 양말 속에서 암세포 샘플이 든 21개의 약병을 적발했다.
이는 정자오셩이 하버드대학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 연구소에서 2018년 4월부터 근무를 하다 훔친 것으로, 그는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했으나 결국 시인했다. 정자오셩은 8개의 암세포 샘플을 훔친 뒤 동료의 연구논문을 활용해 10여개의 샘플을 추가 증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샘플을 중국 병원으로 가져가 자신의 연구성과로 발표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연구소에서는 다른 중국인 연구원 2명이 생물학적 물질을 몰래 중국으로 빼간 전례가 있어 재판부는 30일 열린 법정에서 정자오셩의 보석을 허용하지 않았다. 배후에 중국 당국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자오셩은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미 연방 당국이 해외에서 온 방문 학자들에 의한 지식재산권 절취 가능성이 있는 수백건을 조사중이고, 조사 대상이 되고 있는 방문 학자들의 국적은 대부분 중국”이라며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해외 연구원들을 경제적 사다리를 훔치기 위한 총체적 시도의 일환으로서 중국 정부를 대신해 행동하는 ‘비전통적 정보 수집자’로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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