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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8년만에 왕좌 탈환

작년, 항공기 인도 역대 최대

보잉 737맥스發 악재 반사이익

양측 'WTO 제소' 결과 변수로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가 지난 2011년 이후 8년 만에 경쟁업체인 미국의 보잉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자리에 올랐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잉이 주력 기종인 737맥스의 잇단 추락사고로 휘청인 데 따른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어버스의 지난해 민항기 인도대수는 전년 대비 7.9% 증가한 863대로 추산됐다. 이는 에어버스의 당초 목표치 860대보다 3대 많은 것으로 역대 최고 실적이다. 다만 에어버스 측은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최종 확인작업을 거쳐 4·4분기 실적발표에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이후 줄곧 보잉에 뒤처져온 에어버스는 2003년 처음으로 1위에 오른 후 2011년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2012년부터 다시 보잉에 1위를 빼앗겼다. 2011년의 경우 에어버스가 534대를 인도해 보잉(477대)보다 규모가 컸지만 이후 보잉에 꾸준히 밀리면서 적게는 13대, 많게는 127대까지 차이가 났다.



하지만 지난해 보잉의 차세대 여객기 737맥스가 미국 등 40여개국에서 운항 정지돼 해당 기종의 주문이 급감하고 이미 수주한 물량도 인도하지 못하는 등 최악의 성적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에어버스가 1위 재탈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737맥스는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라 추락해 346명이 숨지는 대참사를 빚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보잉의 민항기 인도대수는 345대로 전년 같은 기간 704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앞서 CNBC방송은 “현재 속도대로라면 보잉은 2008년 이후 인도 실적이 가장 저조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상대국이 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상대국을 각각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상태여서 WTO 판정 결과에 따라 1위 자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WTO는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 항공산업이 피해를 당했다는 미국 측 주장을 받아들여 미국이 에어버스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EU 역시 미국 정부가 보잉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에 제소해 올 상반기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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