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자산운용사에서 백오피스 관련 인력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다루는 사업 영역이 기업금융뿐 아니라 부동산·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면서 백오피스 관련 인력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밸류투자자산운용은 통합 운영하던 백오피스를 지난 11월부터 다시 각각의 회사로 분리해 운영하기도 했다.
백오피스는 영업활동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부서를 뜻한다. 상품심사·신탁회계·컴플라이언스·IT 등의 부문이 대표적이다. 백오피스 부문은 경력직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2010년대 중반 들어 자산운용사가 늘어나고 업무영역도 넓어지면서 전문성을 축적한 백오피스 인력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 신입 채용을 줄이고 경력 위주로 인재 영입 방향을 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백오피스 관련 신입 채용은 꾸준히 진행되는 모습이다. 통상 법률 관련 지식이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세무 관련 업무를 제외하면 증권사들은 대졸 일반 공채에서 본사 경영관리나 IT 관련 채용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상반기 신한금융투자는 본사영업과 스마트 프라이빗뱅킹(PB) 외에도 전사지원관리와 디지털IT 부문 인력을 채용했다.
백오피스 관련 직무에 지원하려면 홍보·마케팅·IT 등 자신이 지망하는 업무와 관련해 전문성을 피력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 부문 백오피스 직무에선 다른 산업보다 증권·자산운용업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백오피스 직무에서 중요한 건 증권·자산운용업에 대한 지식과 자신이 종사하는 직무 사이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이를 무시하고 금융투자업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언론홍보나 마케팅, IT 부문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한다면 입사 지원 시 좋은 평가를 얻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유안타증권이 진행한 IT본부 경력직원 수시채용엔 펀드 등 예금형 상품 업무 경험자를 우대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과 관련된 자신만의 ‘스토리’를 쌓아가는 게 큰 도움이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턴십 경험이나 주식투자대회 입상 경력 등이 있다면 충분히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등 관련 자격증이 있어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백오피스 직원이라고 해도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 보유 여부가 꽤 중요할 것 같다”며 “굳이 펀드매니저가 아니더라도 펀드운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 중에는 직무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통합채용을 하는 곳도 있다. 이들 증권사는 일반적으로 채용 후 순환보직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가령 지점에서 법인영업을 2년 가량 맡았다가 본사에서 경영지원을 맡는 식이다. 다만 이런 곳들도 법무나 세무는 따로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프론트 오피스’(Front Office·영업 부서) 관련 직무를 준비하듯이 백오피스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엔 백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취업준비생을 위한 독자적인 커리큘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 금융투자협회가 고용노동부·영등포구청과 함께 진행한 ‘자산운용업 운용지원인력 양성과정’이 대표적이다. 자산운용사 백오피스를 지망하는 취업준비생에게 업무 소개와 맞춤형 교육, 취업 연계를 제공하기 위해 국비무료교육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백오피스 부문 인력 양성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이 같은 프로그램을 향후 더 만들어나갈지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