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서울시장 선거부터 ‘새정치’를 외치다 실패 후 정계를 떠나기를 반복했던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다시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좋은 타이밍을 잡았다는 평가와 함께 안 전 대표는 이제 식상하다는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이번엔 승리할까?
◇황교안을 제쳐라=야권이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보수 통합이 필수 요소다. 당대당 통합이 아직은 이르다 하더라도 선거연대는 ‘무조건’이다. 이 과정에서 안 전 대표는 본인을 중심으로 한 정계 개편을 꿈꾼 것으로 분석된다. 이유는 제1 야당을 이끌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입지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당의 극우화를 이끌며 당 내 수도권 의원 등으로부터 총선을 이끌기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 등 당내 주요 인사들과도 설전을 벌이는 중이다. 선거 지휘 경험이 없는 황 대표의 입지가 흔들리는 틈을 안 전 대표가 노린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안 전 대표는 크지 않지만 단단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골수 지지층을 바탕으로 통합 또는 선거 연대 과정에서 황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며 본인이 해결사로 등판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왜 복귀 타이밍이총선인가?=안 전 대표의 복귀 시점이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전 대표의 꿈인 대권을 노리기에 남은 대선까지 시간이 길기 때문에 ‘안풍’을 일으키며 극적인 드라마를 쓰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안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보수 세력을 이끌다 타격을 입게 되면 대선의 꿈은 무너지는 게 아닐까? 그럼에도 안 전 대표는 실보다 득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바탕으로 보수 세력에게도 본인의 입지를 단단히 해야 본인이 강점이 있는 중도세력뿐 아니라 보수세력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아울러 총선을 패배하더라도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에 큰 책임이 돌아가기 때문에 그 후 세력을 통합해도 늦지 않다는 ‘플랜B’ 전략도 가동이 가능하다.
◇자칫하단 중도·보수 양측에서 외면=한국갤럽이 지난해 12월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를 하며 지지율 5% 이상을 기록한 정치인 7명에 대한 호감·비호감을 조사한 결과 안 전 대표는 비호감 순위 1등을 기록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해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69%였고 황 대표는 67%로 2위를 기록했다. 지지층이 확고하지만 그만큼 비호감 세력도 크다는 뜻이다. 비호감 세력은 안 전 대표가 반드시 끌어안아야 하는 세력이다. 하지만 보수세력 일부에선 안 전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이 벌써부터 곱지 않다. 안 전 대표가 황 대표 위주의 빅텐트론을 흔들며 오히려 총선 패배의 주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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