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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갈등' 해리 왕자 부부 왕실서 일선 후퇴..."재정적 독립하겠다"

“영국과 북미 왕래...여왕과 영연방에 대한 의무는 계속”

결혼 이후 형 윌리엄 왕세손과 갈등

사생활 파헤치는 언론에 소송

영국 엘리자베스 2세(왼쪽) 여왕과 해리 왕자(오른쪽) 부부 /AP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가 사실상 영국 왕실에서 나와 독자적인 삶을 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버킹엄궁은 이날 오후 해리 왕자 부부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시니어’(senior) 왕실가족 일원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한편, 재정적으로 독립하려고 한다”면서 “물론 여왕에 대한 전적인 지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의 격려 하에 우리는 수년간 이같은 조정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시니어’ 왕실가족에 대한 뚜렷한 정의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왕실 내에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와 찰스 왕세자를 포함한 여왕의 직계 자녀, 찰스 왕세자의 직계 자녀인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 부부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해리 왕자 부부는 앞으로 영국과 북미에서 균형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영연방(Commonwealth), 현재 맡은 직과 관련한 의무는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들은 “지리적 균형은 우리 아들을 왕실의 전통에 대한 감사함을 갖고 키우는 한편으로 새 자선단체 설립을 포함한 새로운 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우리 가족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카이뉴스는 이번 발표가 그동안 왕실 가족 일원으로서 해리 왕자 부부가 받아왔던 압박감을 보여주며 그들이 다른 형식의 삶을 원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해리 왕자는 할리우드 여배우 출신 메건 마클 왕자비와 결혼한 이후 형 윌리엄 왕세손과 불화설에 시달려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I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 “전부 과장이거나 허위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확실히 지금 서로 다른 길 위에 있다”며 불화설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아울러 왕실 가족의 일원으로서 공적 임무에 따른 중압감, 언론의 행태로 인한 고통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당시 해리 왕자 부부는 이러한 압박이 없는 아프리카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모친 고(故) 다이애나빈(嬪)이 파파라치의 추적을 피하다 목숨을 잃은 경험이 있는 해리 왕자는 그동안 언론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해리 왕자 부부는 메건 마클 왕자비가 생부 토머스 마클에게 보낸 편지 원문과 파파라치가 찍은 사진 등을 실은 언론을 고소하기도 했다. 당시 해리 왕자는 “나는 어머니를 잃었고 이제 내 아내가 동일한 강력한 힘에 희생양이 되는 것을 본다”며 “언론 매체가 거짓되고 악랄한 내용을 끈질기게 유포할 때 인적 피해가 발생한다. 물러나서 방치하는 것은 우리의 모든 신념에 배치된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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