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인도 뉴델리 여대생을 대상으로 잔혹한 집단 성폭행을 벌였던 피고인 남성 4명에게 7년 만에 교수형 영장이 발부됐다. ‘뉴델리 여대생 버스 성폭행 및 살인 사건’은 당시 전국적인 항의 시위로도 이어지면서 인도 여성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렸다.
8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오는 22일 인도 타하르 교도소에서 피해자를 집단 강간해 사망에 이르게한 남성들에 대한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피의자 남성 4명은 2013년 9월에 사형 판정을 받았으나 행정 절차에 오랜 시간이 소요돼 4년이 지나서야 사형 집행이 진행되는 것이다.
판사의 사형 집행 명령이 떨어진 후, 피해 여대생 어머니는 “마침내 내 딸의 정의가 바로 세워졌다”며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토로했다. 가족 변호인도 “이번 결정은 향후 그와 같은 사건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처참한 사건은 지난 2012년 12월 16일 발생했다. 그날 저녁 피해 여대생은 남자친구와 뉴델리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뒤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그 버스는 뉴델리 빈곤층 남성 6명이 무단으로 몰던 개인 버스였고, 술에 취해 폭주 드라이브를 하고 있었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피의자 남성들은 약 1시간 동안 버스안에서 여대생을 쇠막대로 때리며 집단 성폭행을 가했고, 그녀의 남자친구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도로변에 버리고 달아났다. 여성은 장기 훼손이 너무 심해 결국 2주 후 사망했다.
이후 4명은 사형 선고를 받았고, 1명은 2013년 감옥에서 자살했다고 전해졌다. 또 한명의 공범은 징역 3년형을 받았지만 미성년자란 이유로 소년원 구금 후 석방됐다. 이로 인해 수십 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사법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처벌이 더 강해지고, 범죄 신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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