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우려로 요동치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 대신 강력한 경제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진정세로 돌아섰다.
9일(현지시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1.57% 하락한 충격에서 벗어나 2.31% 급등한 2만3,739.87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대만 자취안지수가 1.30% 상승하는 등 전날 불안한 모습이던 중화권 증시도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 개장 전 마감한 8일 미국 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0.67% 오른 9,129.24포인트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각각 0.56%, 0.49% 올라 3대 지수가 나란히 상승세를 보였다. 독일 DAX지수가 0.71%,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가 0.35% 오르는 등 유럽 주요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온스당 2,0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됐던 금 가격은 8일 11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0.9% 내린 온스당 1,56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진정된 모습을 보인 것은 8일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사상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며 중동 지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투자자들은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에 주목했다. ADP 전미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민간 부문에서 20만2,000명이 추가로 고용돼 11월 (6만7,000명 증가) 대비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5만명을 5만명 이상 넘어선 수치다.
또 이란 공격에도 이라크 원유 시설이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반전했다.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4.93% 급락한 5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4.15% 떨어진 배럴당 65.4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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