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건은 이를 적기로 오인한 ‘사람의 실수’로 발사된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인정하고 피해국인 캐나다와 우크라이나에 사과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1일(현지시간)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를 미국이 쏜 크루즈미사일로 오인해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시인했다. 이 사건으로 탑승자 176명이 모두 숨졌다.
군 당국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한 상황에서 “최고 수준의 경계”가 이뤄졌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사람의 실수로 그 비행기가 피격됐다”며 자신들에 의해 여객기가 추락한 사실을 인정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도 “미국의 모험주의로 인한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사람의 실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란은 여객기 추락 후 전날까지도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제기한 미사일 격추설을 부인해 왔다. 앞서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지난 8일 테헤란 외곽 이맘호메이니 공항에서 이륙한 지 몇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란 대통령실은 이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여객기 격추 피해국인 캐나다와 우크라이나 정상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이 이날 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깊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로 “이번 여객기 참사에 연루된 모든 이가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라며 “이번 일은 이란군의 실수로 벌어졌다는 점을 전적으로 인정한다”라고 사과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사건 조사를 위해 국제적 규범 안에서 어느 나라든 협력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를 거론하면서 “모두 법을 지켜야 중동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는 만큼 미국의 중동 개입은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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