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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 ""노사관계란 운명처럼 만나 숙명으로 동행하는 사이"

[서경이 만난 사람]

문성현 위원장 '30년 노동운동 소회'

젊은시절 노동운동은 혁명운동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노사가 관계 맺는 운동'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성형주기자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17년 전신 격인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되자 많은 이들은 그와 문재인 대통령의 인연에 주목했다. 그 시작은 그가 경남노동자협의회 의장으로 있던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노동운동을 하면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여섯 번 구속됐는데 1985년 통일(현 S&T중공업) 노조위원장 시절 처음 투옥됐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89년 세 번째 구속됐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인을 맡아줬다”며 “친노·친문은 아니지만 두 분과 깊은 인연을 맺은 셈”이라고 회고했다.

그가 경사노위 위원장을 맡겠다고 결심한 데는 대통령과의 인간적 의리와 노동운동에 대한 대의가 동시에 작용했다. 문 위원장은 “노동에 대한 대의도 중요했지만 운동하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에 대한 의리도 중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노동당에 몸담은 시절 노동운동에 대한 대의가 중요했기 때문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손을 잡아줄 수 없었다. 하지만 2009년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나니 회한이 사무치더라며 “이름도 모르는 노동자 한 명이 구속됐을 때 온갖 정성을 다해 변론했는데 전혀 보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012년 정치권에 뛰어들었을 때도 그는 똑같은 고민을 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노사정위 위원장에 취임했고, 이듬해 경사노위로의 확대개편이 이뤄졌다.



그는 1세대 노동운동의 대부로 불린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병역을 마친 뒤 노동운동에 투신했고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과 더불어 민주노총 출범에 산파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는 요즘 민주노총에 비판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후배들로부터 “섭섭하다”는 소리도 자주 듣는다고 한다. 문 위원장은 “30년 넘게 노동운동을 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며 “노사관계란 노와 사가 처음에는 ‘운명(運命)적’으로 우연히 만나겠지만 세월이 흐르면 결국 ‘숙명(宿命)적’으로 함께할 수밖에 없는 사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노동운동을 해본 입장에서 돌아보면 투쟁 못지않게 대화와 교섭,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 노동운동은 독립운동이자 혁명운동이었지만 점점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노동계 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노사가 관계를 맺는 운동이 노동운동이었다고 문 위원장은 돌아봤다. 그는 경사노위 위원장 직무를 수행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이런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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