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했다는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8일 새벽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보고를 받는 순간 비정상적 사건이라고 짐작해 그 자리에서 진상을 신속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국민은 격추로 확인되기까지 시간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느냐면서 진실을 숨기려 한 게 아니냐고 묻는다”며 “최고국가안보회의가 주도해 8일 아침부터 사건 조사를 개시해 10일에야 진상을 정확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1일 오전 여객기가 기술적 결함으로 추락한 게 아니라 대공 미사일로 격추됐고, 이는 전시나 다름없는 긴장 상황에서 의도치 않은 ‘사람의 실수’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사고는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른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다”며 “사법부가 특별 재판부를 구성해 전문가와 함께 잘잘못을 가릴 것이다”고 약속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도 전날 연 기자회견에서 “있는 그대로 말하면 여객기 격추와 관련해 거짓말하지 않았다”며 “거짓말이라는 것은 진실을 의식적, 의도적으로 꾸며내는 일인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가 8일 사건 직후 기계적 결함으로 추락했다고 단언했다가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외부에서 제시돼 11일 어쩔 수 없이 미사일 격추를 인정한 모양새가 되자 정부와 군부에 대한 이란 국내의 여론이 상당히 악화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사흘 째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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