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나올 전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에카테리니 사켈라로풀루(63) 최고행정법원장 겸 국가협의회 의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사켈라로풀루 의장은 평생 사법부에서 봉직한 최고위 법관으로 국민적 존경과 지지를 받는 데다 내각 자문기구인 국가협의회 첫 여성 의장으로 품격과 자질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사켈라로풀루 의장이 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그리스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타이틀을 갖게 된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번 선택이 그리스의 통합과 전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민주주의는 여성적이다. 이제 국가 최고위직에 여성이 자리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사켈라로풀루 의장이 대통령으로 지명된 첫 여성일 뿐 아니라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인물이다.
사켈라로풀루 의장은 현지 AN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초타키스 총리의 지명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 고귀한 책무를 수행하고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스는 총리가 대통령 후보자를 지명하고 의회가 이를 승인하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의회 승인 투표는 규정상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현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기 한 달 전인 내달 13일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 이르면 내달 초 승인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의 신민주당이 전체 300석 의석 가운데 과반인 158석을 점하고 있어 승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그리스에서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원수 및 행정부 수반의 지위와 권한을 갖고 있지만 대체로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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