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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부동산 정치를 끝내라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文 정부 집권 후 18차례 대책에도

집값 치솟는데 반성없이 남 탓만

반복된 부동산정치에 서민만 희생

공급확대 등 실질적 정책 내놔야

양준모 연세대 교수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보도가 언급됐다. 정책이 실패해서 실패했다고 했을 뿐인데 언론 보도 때문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면 곤란하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이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남 탓만 하고 있다.

정책 당국자가 특정 지역을 거론했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노무현 정권 때도 특정 지역을 적대시하는 언사가 있었다. 이런 부동산 정치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다수의 정권 실세들은 특정 지역에 살거나 다주택자다. 일부는 부동산 투기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반복된 부동산 정치에 서민만 희생당하고 있다.

집값은 문재인 정부가 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국 종합주택 매매지수는 집권 이전인 지난 2015년 12월 98, 2017년 5월 99로 안정적이었다. 집권 이후에는 2017년 6월19일 발표한 부동산대책과 8월2일 추가대책이 나왔음에도 그해 10월 지수가 99.9로 급등했다. 이후 여러 번의 대책들이 나왔지만 집값은 2019년 초까지 올랐다.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8월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다시 급등하고 있다. 대책만 나오면 집값이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세금을 올린다고 주거비용을 낮출 수 없다. ‘사람들이 빵을 낮은 가격에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세금을 올리자’고 주장한다면 만천하에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부동산 정치에 매몰된 문재인 정권은 부동산 관련 세금을 올리는 등 집권 이후 열여덟 번의 대책들을 발표했다. 초헌법적 조치도 가능한 것처럼 행동하며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부동산 정치가 도를 넘었다.

정책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대출 규제 정책은 유동성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을 차별하는 정책이다.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서민은 집을 못 사고 돈 많은 사람은 집을 사는 데 지장이 없다. 장기적으로 수요를 줄인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지나면 집값은 올라간다. 대출 규제 정책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사라지고 시세차익 기회가 발생해 투기가 생긴다. 단기적으로도 효과가 미미하다.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도 부작용을 부른다. 정책 대상이 아닌 사람들이 원하는 주택의 공급을 감소시킨다. 주택 구입 지원 정책은 일반적으로 주택 가격을 상승시킨다. 미국에서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구입 지원 정책으로 주택 가격이 폭등하고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실제로 2017년 11월29일 공적지원주택 100만가구 공급계획 정책이나 2018년 7월5일 거주 지원 정책을 발표한 후 2018년 12월까지 1년 만에 지수는 1.2% 급상승했다.

2018년 9월13일 발표한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종부 최고세율 인상은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를 발생시켰다. 서울 집값은 정책 발표 이후에도 올랐다. 2019년 8월12일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정책 발표로 집값은 다시 급상승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이 줄어들고 집값이 상승한다. 자원 배분이 왜곡되고 사회적 비용만 커진다.

2019년 12월16일 고가주택 대출 억제 정책을 발표했다. 고가주택 대출 규제 정책은 단기적으로 일부 고가주택 수요를 저가주택 수요로 전환한다. 저가주택을 팔고 대출을 받아 고가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이 저가주택을 팔 수 없게 된다. 저가주택의 가격이 상승한다.

이제 매매 허가제, 보유세 인상 등 효과도 없고 주거 비용만 상승시키는 정책을 거론하고 있다. 보유세가 인상되면 특정 지역에서 서민들은 쫓겨나고 도시가 낙후된다. 세금을 더 걷으려는 꼼수다.

문재인 정부가 진정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원한다면 부동산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 경제논리에 따라 세금은 내리고 용적률 상향 및 재개발 확대 등 공급 정책, 각 지역의 교육 및 주거환경 개선 등 주택수요 분산 정책 등 설득력 있는 정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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