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동시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시행령도 기업을 압박하기는 마찬가지다.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경영권의 핵심사항인 이사 선임·해임과 정관변경 추진을 경영개입 범주에서 제외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상위법령인 자본시장법이 임원 선·해임 등을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로 규정한 것과도 배치된다. 특히 주요 상장사 지분을 대량 보유할 기관이 사실상 국민연금뿐이라는 점에서 국민연금을 통한 기업 길들이기의 물꼬를 튼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지난 9개월간 무려 3번이나 전망치를 낮췄다. 세계 경제의 활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가 반등하기도 그만큼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에 힘을 실어줘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옥죄고만 있으니 정부는 경제를 살릴 마음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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