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가장 큰 손으로 등극했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로또 단지가 양산 되면서 청약가점이 껑충 뛴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마·용·성 아파트 셋 중 하나는 30대가 매입했을 정도다.
22일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건수 7만 1,724건 중 2만 691건, 즉 28.8%를 30대가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0대 2만 562건, 28.6%를 앞지른 수치다. 50대는 1만 3,911건의 아파트를 매입해 19.4%를 차지했다. 이어 60대는 7,815건(10.9%), 70대 3,809건(5.3%), 기타 2,791건(3.9%), 20대 이하 2,155건(3.0%) 순이었다.
30대가 40·50대에 앞서 더 적극적으로 아파트 매입에 나선 건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게 원인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부터 정부에서 분양가상한제 민간택지로의 확대가 본격화하며 공급 위축을 우려한 수요가 기존 집값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청약 시장도 달아올라 수백 대 1 경쟁률은 예사고 당첨 커트라인도 60점대로 치솟았다. 실제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39.9점이었던 서울 분양 시장의 평균 최저 당첨가점은 3·4분기 56.4점, 3·4분기 58.7점으로 폭등했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만점이고 무주택 기한 10년을 채운 4인 가족 30대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가점은 57점으로, 아무리 발버둥 쳐 봐야 당첨은 희박하다. 차라리 청약은 포기하고 최대한 대출을 끌어모아 기존 주택을 매입하기로 마음 먹는 30대가 늘어난 이유다.
서울에서도 30대의 매입 비중이 높은 지역은 강남권보다는 그 인접지역으로 나타났다. 성동구(36.1%), 동작구(35.1%), 영등포구(34.6%), 마포구(34.3%) 순으로 30대 매입 비중이 높았으며 강남권에서는 강동구(27.5%)를 제외하면 강남구(21.3%), 서초구(24.0%), 송파구(27.4%) 등에서는 40대에 뒤졌다. 특히 마·용·성 거래 전체(7,480건) 통틀어 셋 중 하나(2,487건)는 30대가 사들였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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