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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바꾼 주택 시장] 아파트 큰 손 30대·세 폭탄에 주택 대물림도 껑충

서울 아파트 전경 /서울경제DB




지난해 30대가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가장 큰 손으로 등극했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로또 단지가 양산되면서 청약가점이 껑충 뛴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들은 값비싼 강남권보다는 성동구, 동작구, 영등포구, 마포구 등의 아파트로 접근했다. 상경투자도 활발해 서울 아파트의 30%를 외지인이 사들였다. 연이은 규제책에 세제 압박이 강해진 만큼 아파트를 증여하거나 법인화하는 사례도 역대 가장 않아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계적으로 밀레니얼세대의 구매력 저하가 사회 문제인데 우리나라만 30대가 주택 구입에 투자하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조급함과 불안감 그리고 청약 희망 고문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도한 대출을 끌어다 쓰는 건 장기적으로 국가적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안감이 낳은 주택시장 세대 교체
=본지가 한국감정원의 부동산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건수 7만1,724건 매입자 연령대별로 30대가 가장 많은 2만691건을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28.8% 수준으로 이는 40대 2만562건, 28.6%를 앞지른 수치다. 50대는 1만3,911건의 아파트를 매입해 19.4%를 차지했다. 이어 60대는 7,815건(10.9%), 70대 3,809건(5.3%), 기타 2,791건(3.9%), 20대 이하 2,155건(3.0%) 순이었다.

30대가 40·50대에 앞서 더 적극적으로 아파트 매입에 나선 건 높아진 청약 당첨 문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 발표 후 기존 집값 상승과 함께 청약 시장이 달아올랐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39.9점이었던 서울 분양 시장의 평균 최저 당첨가점은 3·4분기 56.4점, 3·4분기 58.7점으로 폭등했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만점이고 무주택 기한 10년을 채운 4인 가족 30대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가점은 57점에 불과하다. 차라리 청약은 포기하고 최대한 대출을 끌어모아 기존 주택을 매입하기로 마음 먹는 30대가 늘어난 이유다.



서울에서도 30대의 매입 비중이 높은 지역은 강남권보다는 그 인접지역으로 나타났다. 성동구(36.1%), 동작구(35.1%), 영등포구(34.6%), 마포구(34.3%) 순으로 30대 매입 비중이 높았다. 마·용·성 아파트 셋 중 하나꼴로 30대가 사들였다. 강남권에서는 강동구(27.5%)를 제외하면 강남구(21.3%), 서초구(24.0%), 송파구(27.4%) 등에서는 40대에 뒤졌다.

외지인이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비중도 통계 집계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의 의 21.9%를 상경투자가 차지해 2018년 20.7%에서 더 많이 차지했다. 용산구(26.1%)가 가장 많이 몰렸고, 송파구(25.7%), 강남구(25.3%) 순서로 비중이 컸다. 반대로 서울 거주자가 이외지역 아파트를 산거래(3만1,444건)는 6년만에 가장 적었으며 비중도 5.8%에 머물렀다.

◇ 규제 압박에 증여·법인화로 버티기=연이은 규제로 아파트를 증여하거나 법인으로 전환해 매입하는 거래도 늘어났다. 2019년 매매·판결·증여·분양권전매 등을 포함한 전체 서울 아파트 거래 중 9.7%인 1만2,514건은 증여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비중이다. 아파트 증여 비중은 2014년 2.8%에서 꾸준히 늘어 2017년 4.3%, 2018년 9.6%에서 비중이 더 커졌다. 강남권은 여전히 증여 비중이 10% 안팎으로 높았고, 동대문구(20.6%), 구로구(12.5%), 은평구(9.8%), 노원구(7.6%) 등 지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법인을 설립해 아파트를 매입하는 건수도 역대 최대 규모다. 법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전국적으로 2018년 9,978건에서 2019년 1만7,893건으로 늘었다. 서울도 이 기간 798건에서 2019년 1,518건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강남구가 75건에서 164건, 서초구 32건에서 92건, 송파구 55건에서 89건, 강동구는 29건에서 57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여전히 강남권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 진입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많아 서울 안에서도 양극화가 발생할 것”이라며 “베이비부머 이후 세대인 30대는 현실적으로 자기 힘으로는 집을 사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의 재력에 따라 양극화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권혁준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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