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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대통령의 입'이 없는 청와대

양지윤 정치부





‘대통령의 입’이 사라진 지 보름째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5일 “‘대통령의 입’에서 이제는 ‘국민의 입’이 되려 한다”는 퇴임 일성을 남기며 춘추관 연단을 떠나고 2주가 넘도록 청와대 대변인 공석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달을 넘겨 2월이 돼서야 후임 인선작업이 완료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대통령의 말과 뜻은 대변인의 입을 통해, 대변인의 이름을 달고 국민에게 전달된다. 청와대 대변인에 ‘대통령의 입’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그런 만큼 대변인의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에는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이 어떤 시기인가. 사실상의 국가 비상상황이다.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연일 확산하며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전세기를 타고 입국하는 우한 교민들을 어디다 수용할지를 두고도 지역사회의 갈등이 첨예하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을 안심시키고 통합하는 대통령의 대(對)국민 메시지가 절실하다. 지금 대변인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이는 이유다.



대변인 공백이 길어지면 결국 ‘총선용 청와대 개편’이었다는 비판도 피해가기 힘들다. 고 전 대변인이 고심을 거듭한 끝에 총선 출마를 위해 공직자 사퇴기한(16일)을 하루 앞두고 대변인직에서 물러나면서 후임 인선을 위한 사전준비 기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통상 인사검증에 3주 남짓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대변인 공백 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 60명에 달하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출마 선언한 것을 두고 청와대 출신의 여의도행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 원로들의 말마따나 청와대는 ‘일하는 곳’이지 않는가. 일의 앞뒤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등 굵직한 일련의 사건들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판에 ‘대변인의 빈자리’까지 청와대에 대한 믿음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이제라도 청와대는 어떤 경우라도 본연의 업무만은 차질이 없음을 확고히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국정의 컨트롤타워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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