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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조짐 보였는데…'우한 폐렴'에 최장기 경기하강 오나

경기 정점 이후 28개월째 하락

소비 위축에 회복 더뎌질수도

올 성장률 2.4% 달성 '빨간불'





올해 경기 반등을 자신하던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라는 복병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7년 9월부터 28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한국 경제는 우한 폐렴 영향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세웠던 역대 최장 경기하강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1월 99.3으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하면서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 하락해 전반적인 경기여건이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우한 폐렴이라는 돌발 악재가 등장하면서 경기하강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순환은 저점에서 정점으로 가는 확장국면(경기가 호전되는 상태)과 정점에서 저점으로 가는 수축국면(경기가 위축되는 상태)을 한 주기로 한다. 한국 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된 제11순환기에 있다. 지난해 정부는 2017년 9월을 제11순환기 정점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는 정점 이후로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2017년 9월부터 시작된 수축국면은 이달까지 28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한 폐렴 영향으로 소비 위축뿐 아니라 경제 회복이 더디게 될 경우 역대 최장 기록인 IMF 외환위기 당시 29개월(1996년 3월∼1998년 8월) 하강을 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보면 지난해 가을부터 경기가 바닥에서 조금씩 올라가려는 조짐을 보였다”면서도 “다만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공포감이 더 퍼져서 내수경기가 위축될 경우 경기하강 국면이 사상 최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반등론에 지속적으로 불을 지펴왔던 정부는 난관에 부딪힌 셈이다. 기재부는 지난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발표하면서 경기에 대해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 ‘부진’이라고 했다가 ‘성장제약’으로 표현을 다소 완화한데 이어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해 8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경기 회복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우한 폐렴의 빠른 확산으로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비슷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기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2.4%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8일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마친 뒤 “사스·메르스 사태 때 일정 부분 (경제성장률에)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스나 메르스 상황을 비춰보면 통상 3~4개월 정도 사태가 지속됐고, 성장률도 0.25%포인트 정도 영향을 줬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경기 회복이 늦어진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반등하지 못하고 수축기가 계속될 경우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기하강 국면이 사상 최장 기록을 깰 경우 ‘L’자형 장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 재정만으로 ‘V’자 반등을 이뤄내기 어렵고 민간 투자를 획기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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