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31일 귀국한 우한 교민 100여명을 수용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은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 오전 8시께 김포공항으로 귀국한 교민들은 정오께 이곳에 도착할 것으로 예정인 가운데 격리 수용에 반발하는 지역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전날 오후 늦게까지 주민 300여명이 모여 수용 반대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벌이고 경찰과 대치했다. 주민들은 이날 오전 1시께 대부분이 자진해산했고, 이른 오전에는 10여명만 남아있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집회 참가인원이 늘고 있다. 한 주민은 “교민들이 오는 것을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은 기자들이 질문을 던지자 “기자들을 못 믿겠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언론이 교민 격리 수용을 반대하는 진천 지역 주민들에 대해 ‘우한 님비’라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경찰은 만일에 발생할 충돌에 대비해 인력 1,000여명을 배치하고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집회 현장 통제·관리를 담당하는 한 경찰관은 “정문 바로 앞까지 배치된 경찰 인력을 합치면 1,000여명이 될 것”이라며 “사흘째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잘 못 챙겨 먹었다”고 말했다.
교민 367명을 태운 정부 전세기는 이날 오전 6시 3분 우한 톈허공항을 출발, 오전 8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탑승객은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검역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정부는 전날 공무원인재개발원에 173명의 우한 교민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150명 정도가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 교민들은 신종 코로나 잠복기인 14일 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을 받은 후 귀가할 수 있다. /진천=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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