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최대 1조원이 넘는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만기 도래 회사채 차환과 금융기관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을 장기화하려는 목적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최대 1조1,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공식화한다. 만기는 3·5·7·10년으로 오는 6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SK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년간 수급환경 개선에 따른 업황 호조와 디램(DRAM)의 높은 경쟁력을 토대로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이어왔다. 이 회사는 지난 한해동안만 해외에서 5억 달러 규모 글로벌본드와 국내에서 9,800억원어치의 원화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6조9,271억원, 영업익은 2,3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7%, 30.3% 줄어든 수치다. 2018년 4분기 이후 디램 공급과잉으로 판매가격이 떨어지고 수요가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지난해 3·4분기까지 심화되던 디램 가격 하락폭이 연말부터 둔화하면서 당분간 완만한 실적 개선세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발행하는 회사채로 기존 단기차입금을 차환하며 만기구조를 장기화할 계획이다. 장치산업 특성상 장기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금리 변동성이 다소 심화됐지만 연초다보니 아직 시장에서의 장기물 수요도 견조하다는 평가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전망되면서 기관들도 주식보다는 채권을 늘리는 분위기”라며 “금리가 낮고 수급도 원활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기업들의 장기채 발행에 우호적인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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