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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태일 후베이성 한인회 사무국장 "사망자 늘 때마다 공포감…장기화 시 식량부족 우려"

우한대 유학 중 한인회 사무국장 맡아

총영사관과 협조해 교민 귀국 도와

"교민들 미리 사둔 식료품으로 버텨"

사태 장기화할 경우 식량 부족 우려

"정부가 식료품 등 추가 지원해주길"

정태일 중국 후베이성 한인회 사무국장. /본인 제공




“사망자 수가 늘 때마다 공포가 더해집니다. 남은 교민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소통하며 서로 의지하려 합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64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5일 정태일(29) 후베이성 한인회 사무국장은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현지에 남아있는 교민 130여명과 함께 잘 버텨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3년 전 우한대로 유학을 간 정 사무국장은 지난해 11월부터 후베이성 한인회에 합류했다. 우한대 한인학생회장을 맡으면서 최덕기 한인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됐다. 사무국장을 맡자마자 발생한 신종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는 주우한 총영사관과 협조해 교민들을 전세기에 태워 귀국시키는 일을 도왔다.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수도 있었지만 현지에 남았다. 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도 포기했다. 정 사무국장은 “남아 있을 교민들을 두고 떠날 수 없었다”고 했다.

후베이성 한인회 자체조사에 따르면 우한에 남은 교민 130여명 중 다수는 중국 당국이 ‘중국 국적을 가진 자는 (이중국적이라도) 해외 전세기를 탈 수 없다’고 방침 때문에 전세기를 탈 수 없었다. 오랫동안 중국에 체류하며 중국인 배우자를 만난 교민들은 가족을 두고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남아야 했다. 또 일부는 사업 때문에 귀국을 포기했다.



주우한 총영사관 직원들이 지난달 31일 태극기가 새겨진 노란 조끼를 입고 중국 우한 톈허국제공항에서 전세기 탑승을 기다리는 교민들을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정 사무국장은 “미국이나 독일의 경우 국적에 상관없이 가족이 모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적지 않은 교민들이 전세기를 타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느겼다”고 전했다. 또 한인회에 따르면 우한 교민 상인 50여명은 중국 당국의 ‘봉쇄령’으로 모든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우한 교민들은 중국 당국과 직접 소통하지 못하고 전국 단위인 총한인연합회에서만 협의가 이뤄지고 있어 답답해하고 있다.

주우한총영사관과 한인회는 130여명 교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구호물품들을 전달하고 있다. 1·2차 전세기가 우한에 왔을 당시 함께 온 구호물품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자칫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식량과 생필품 부족이 우려된다. 정 사무국장은 “구호물품은 어느 정도 있지만 식량이 향후 부족할 수 있다”며 “봉쇄령이 나오면서 교민들이 식료품을 미리 사둔 게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중국 당국과 협의를 거쳐 추가 지원을 해주기를 희망했다.

우한에 남은 교민들은 신종코로나 치료를 전담하는 병원이 중국 당국에 의해 열흘 만에 설치된 것에 안도하면서 사태가 빨리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종코로나 전담병원을 최근 완공하고 지난 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무국장은 “교민 모두 하루빨리 사태가 수습돼 도시가 다시 활기를 되찾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전세기를 마련해 교민들을 귀국하도록 조치해준 정부와 대한항공 그리고 귀국 교민들을 받아들여준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지역 주민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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