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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봐야 뽕도 따는데"... 신종 코로나에 국제결혼 시장도 개점휴업

현지 맞선 잇단 취소에 상담 전화 뚝

中·동남아 '신종코로나 영향권'

주선업체들 사태 장기화 우려

한 국제결혼 커플이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연합뉴스




“해외 현지로 일단 가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고객들이 지금은 인천공항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고 하니까요. 거의 개점휴업 상태로 보면 됩니다.”

11일 수원에서 국제결혼 주선업체 A사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회사 설립 이후 요즘 같은 비수기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A사는 한국인 남성과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 여성의 국제결혼을 주선하고 있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 확산 이후 국내 고객들이 잇따라 현지 방문을 취소하고 있어서다. 김씨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현지 방문을 2~3개월 정도 미루자면서 항공권을 취소하고 있다”며 “현 상태로라면 이달 결혼 성사 건수도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 거주하면서 두 자녀를 키우는 강모씨는 재혼을 하기 위해 이달 초 업체를 통해 베트남에 가려고 했으나 포기했다. 강씨는 “베트남도 확진환자가 1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현지에 다녀왔다가 혹시나 신종 코로나에 걸려 아이들에게 옮기면 큰일 아니냐”며 “항공권 취소수수료가 아깝기는 하지만 오는 5~6월에나 다시 업체에 연락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제결혼 주선업체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보통 고객이 국제결혼을 위해 맞선을 보러 중국·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등에 갈 경우 드는 총비용은 1,000만~2,000만원(5박6일 일정 기준) 정도다. 주선업체는 100만~200만원 정도의 계약금을 받고 현지에서 결혼이 확정되면 잔금을 받는데 지금처럼 현지 방문이 줄면 결혼 성사 건수도 자연스레 줄어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 베트남 현지에 사무실을 둔 국제결혼 주선업체 B사의 이모 대표는 “평소에는 한국에서 직통으로 하루 평균 5통 정도 결혼 상담전화가 왔는데 요새는 이틀에 한 통 겨우 올까 말까 한다”며 “고객이 확보돼야 올 1년을 먹고살 수 있는데 연초부터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제결혼 서류 수속 대행업체 C사도 “메르스와 달리 신종 코로나 사태는 중국에서 발생했고 동남아 국가들도 영향을 받고 있어 국제결혼 관련 업체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는 것 같다”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집합교육 형태로 진행하던 국제결혼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취소하고 있다. 서울 및 지방 출입국·외국인관리사무소들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결혼상대국의 제도, 문화, 국제결혼 관련 법령 등을 교육하는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을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법무부는 “출입국외국인관서는 중국인 등 외국인 출입이 빈번해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한다”고 지난달 말 밝힌 바 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국제결혼 수속·비자 관련 업무를 홍보하는 문구가 사무실 벽에 붙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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