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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원로’ 이종환, 억울함 풀고 '6·25 참전' 인정받게 됐다

비(非)군인 신분 노무사단 소속으로 참전

권익위 "참전 사진 등 명백한 증거 있다"

불인정한 국방부에 재심의 등 시정 권고

"국가위해 헌신…정부가 세심히 살펴야"

2012년 8월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축구 대표 선수단 환영회’에서 이종환(오른쪽) 한국OB축구회 회장이 홍명보 감독에게 서예가 황우연(왼쪽) 선생의 작품을 전달한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학, 실업, 프로리그 감독은 물론 2002년 한일월드컵 조직위원까지 역임한 이종환(88) 한국OB축구회 회장이 뒤늦게 정부로부터 6·25 참전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2일 이 회장이 6.25전쟁 당시 군인 신분은 아니나 103노무사단 소속으로 참전한 사진과 부대 인사명령지 등 객관적인 입증자료가 있다며 참전 사실을 인정할 것을 국방부에 시정권고 했다. 앞서 이 회장의 참전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참전 사실을 불인정한 국방부에 재심의 시정 권고를 내린 것이다.

권익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3월 국방부에 103 노무사단과 논산훈련소 등에서 근무한 사실을 알렸다. 103노무사단은 전쟁에 필요한 물자와 장비 보급을 위해 노무자 등 비(非)군인으로 구성된 부대였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 회장의 ‘비(非)군인 참전’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이 회장은 103노무사단 근무 시절 사진과 육군본부에서 발급받은 부대 전속·제적 명령지를 국방부에 다시 제출했지만 참전진술과 기록이 다르다며 또 다시 참전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육군예비학교 졸업 후 논산훈련소로 배치됐다는 이 회장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고 당시 군산의 제1보충연대에 전속된 것으로 기록된 부대 인사 명령지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 참전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었다.

이에 이 회장의 아들이 권익위를 두드렸다. 국가를 위해 전쟁에 참여하고도 인정받지 못하는 부친의 억울함을 해결해달라는 민원을 낸 것이다.



이에 권익위는 이 회장이 국방부에 제출한 인사명령지 등 군 기록, 부대 근무 시 찍은 사진들, 이씨 인우보증인들의 면담 등을 토대로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권익위 조사 결과 이 회장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평양고보 축구부에서 함께 뛰던 학우와 함께 육군예비사관학교에 입교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이 회장이 논산훈련소장에서 축구팀 대표로도 활약했고, 103노무사단 소속으로 강원도 양구에 배치돼 탄약·물자 등을 운반하고 시설을 설치하는 업무를 수행했다는 진술과 목격담도 확인했다.

■국사편찬硏도 “현재 잣대로 당시 판단 무리”

심지어 권익위는 국방부 소속 군사편찬연구소의 자문도 받았다. 연구소 측은 103노무사단 특성상 인사 명령지가 정규군 부대와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처럼 군 행정·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때라 6·25 전쟁이 한창 중이던 그 당시를 현재의 기준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권극상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6·25전쟁 당시 비정규군으로 참전한 사실이 국민권익위의 조사로 뒤늦게나마 확인돼 다행”이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했지만 참전사실을 인정받지 못하는 억울함이 없도록 정부는 세세히 살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한국 축구사의 산증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평양고보 축구팀 선수로 활동 중 참전했고, 전쟁 중에도 논산훈련소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이후 고려대 축구부, 산업은행 축구팀 감독, 대우 유공프로축구단 초대감독,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한국실업축구협회 회장, 한국프로축구연맹 부회장, 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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