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방한했던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가 11일(현지시간)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로 지명됐다. 새 보직은 대사급이다. 승진 이동하는 셈이다. 하지만 북한 문제의 조속한 해법을 바라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웡 부대표의 승진이 마냥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부장관으로 승진하면서 북한 문제에만 집중할 수 없게 된 데 이어 웡 부대표마저 유엔으로 떠나게 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까지는 북한 문제에 집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대북특별팀 핵심 라인이 인사로 흔들리면서 미국의 대북 외교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웡 부대표는 지난 2017년 12월 북한 담당 부차관보에 임명됐다. 즉, 비건 부장관보다 먼저 대북특별팀에 합류했다. 대북 실무협상 추진이나 대북 메시지 공개 전면에는 비건 부장관이 섰지만 후선 실무는 웡 부대표가 주로 맡았다.
특히 비건 대표가 지난해 말 부장관으로 승진한 후에는 웡 부대표가 사실상 대북 업무를 다뤘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워킹그룹 회의에도 웡 부대표가 참석했다. 그는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만나 한국 정부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북한 개별관광과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국무부 대북특별팀의 공백을 누가 메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미 국무부 인사 특성상 후임자가 곧바로 채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외교부 관계자는 “웡 부대표의 인사는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며 “비건 부장관이 여전히 대북특별대표이고 한미관계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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