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만났다. 소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를 막기 위한 자리일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배민이 매각되면 소상공인에 수수료 전가 피해를 줄 것이라며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는 것이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최승재 회장과 김봉진 대표,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은 이날 서울 인사동 나인트리호텔에서 소상공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생협약을 맺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참석했다. 중기부가 이번 협약을 물밑에서 이끌었다는 게 참석 단체들의 설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5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외식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의 정책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규모는 각 소상공인 대출 이자의 절반이다. 또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자의 가게 방문 탓에 휴업을 한 소상공인(배달의민족 회원사)의 월 광고비를 환불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의 관심은 최 회장과 배 대표의 공식 회동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소공연 신년하례식에서 “‘배민규제법’을 자유한국당에 건의했다”며 “소상공인에겐 수수료 문제가 아니라 소상공인이 지배당할 수 있다는 문제”라고 배민의 합병을 반대해왔다. 배달앱 1위인 우아한형제들이 이미 2위인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로 매각된다면, 독과점 탓에 소상공인의 배달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최 회장은 배민 매각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날 협약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의미있는 행사”라며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 사업 영역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소상공인과 함께 하는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제갈창균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배민 매각으로 인한 독과점에 대해 외식업계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회장은 “상생협의체가 자연스럽게 이후에도 (논의를)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이번 자리의 의미를 해석했다. 배민 매각을 플랫폼 생태계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온 박영선 장관은 “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로 신뢰가 쌓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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