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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 김여정 막말 하루만에 文에 친서보낸 김정은

金 "코로나 싸우는韓국민위로"

코로나 혼란 靑 흔들기 관측

北 코로나 19상황 악화 반영

정상국가 이미지 강조해석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강경담화 하루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걱정하는 친서(親書)를 5일 보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제1부부장이 사실상 김 위원장의 아바타라는 점에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북한의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서도 코로나 19에 대한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내민 손을 붙잡았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어제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또 “(한국이 코로나 19 사태를)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청와대가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우려를 표한 데 대해 경악을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은 김 제1부부장이 3일 담화를 통해 ‘겁을 먹은 개’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바보스럽다’ ‘저능하다’ 등 거침없고 직설적인 표현을 다수 사용한 점을 볼 때 극적인 반전에 가깝다. 김 제1부부장이 그간 김 위원장의 메신저 역할을 도맡아 온 만큼 강경담화의 이면에도 최고 권력자의 의중이 담겼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대남 메시지를 내면서 북한이 코로나 19로 혼란한 청와대를 흔들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청와대를 흔들려는 것이다. 김여정은 청을 비난하고 김정은 위로하는 이중 메시지를 통해 남측의 자중지란을 노린 것”이라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면 김여정 담화 등은 북한의 본뜻이 아니었다는 친북 동정론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측을 노골적으로 배제해 온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친서 외교를 재개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친서가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 19 확산 등으로 정부·여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주목했다. 남 교수는 “북한이 선거에 개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관계 진전은 총선에서 청와대와 여당에 힘을 실어 줄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정부가 북한에 매달리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전국 각지에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과 북한 내에서 악화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19 방역 상황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 내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본다”며 “코로나 19 자체가 북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지난 발사체 도발도 외부로 나오기 위한 일종의 마무리 단계였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남측의 대북지원에 앞서 도발 또는 전면적인 남북관계 진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 제1부부장과 결이 다른 친서에 대해 정상국가의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김 위원장이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중요한 포인터는 김정은의 이번 친서는 감정적, 즉흥적 행동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며 “즉 김정은은 사안의 경중과 성격에 따라 원칙적인 대응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특히 친서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이날 보냈다고 윤 수석은 밝혔다.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 정상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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