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과 관련해 “대만도 마스크 공급이 부족했지만 ‘나는 오케이, 당신 먼저’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며 “우리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믿는다”고 말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비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에 따라 마스크를 차등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실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다른 사람을 배려해줘야 정작 마스크가 필요한 분들이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마스크 대란’의 원인으로 부족한 생산량을 꼽았다. 김 실장은 “사실 우리가 한 달 전에만 하더라도 1일 생산량이 한 6백만 장이었다. 한 달 만에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면서 “마스크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특별연장 근로를 하면서 1일 생산량 1,000만 장을 공급해주는데 이걸로도 사실 5,000만 명이 어떻게 하루에 1장씩 쓰겠나.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일 김 실장은 ‘KBS 뉴스9’에 출연해 “정부가 공급을 최대한 늘리고 보급 시스템을 가장 효과적으로 공평하게 짜겠다는 계획을 말씀드렸지만, 모든 국민에게 일주일에 2장씩 드릴 수 있다고 약속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김 실장은 외국의 경우 ‘자기보호’가 아닌 ‘타인배려’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마스크는 오염된 환경에 있어 감염될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보호하고자 쓰는 경우가 있고, 자신이 감염됐을지 모르니 다른 사람을 보호하려고 쓰는데 보통 전자의 이유로 마스크를 쓴다”며 “서양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양에서는 ‘내가 독감에 걸렸을지 모르니 내게 가까이 오지 마라’라는 표시로 마스크를 쓴다. 그래서 미국이나 서구의 질병본부가 마스크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또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거나 건강한 분들은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 줘야 한다”면서 “마스크는 의료진처럼 오염 가능성이 큰 환경에 있는 분들이 쓰거나 감염됐을지 모르는 호흡기 질환자, 기저 질환이 있는 노약자 등이 주로 쓰셔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 손 씻기와 함께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던 방침이 변하면서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만약 당신이 건강하다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을 돌볼 때만 마스크를 써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한다면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는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WHO는 전 세계를 상대로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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