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부 릴레이·음식 나눔...경기는 멈췄지만 '희망가' 계속된다

NBA뉴올리언스 슈퍼루키 윌리엄슨

홈구장 전직원 30일치 보수 약속

英애스턴 빌라, 경기 취소 소식에

직원 850명분 식사 노숙자에 지원

"스포츠 멈췄지만 인간애 휴식 없어"

MLB 펜스 등 응원 메시지 잇달아

NBA 특급 신인 자이언 윌리엄슨. /AFP연합뉴스




아빠로 돌아간 리오넬 메시. /출처=메시 인스타그램


음식 나누기로 따뜻한 정을 나눈 애스턴 빌라 구단. /출처=애스턴 빌라 트위터


그라운드는 텅텅 비었고 경기장의 시계도 멈췄지만 스포츠 정신은 사라지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 스포츠를 사실상 마비시킨 가운데 유례없는 사태 속에서도 품격을 지키는 선수·구단들이 있어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홈구장 근로자들을 위한 온정이 기부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NBA의 각 구장은 시간제 근로자들을 많이 고용하는데 세계 각국에서 온 수천 명이 일하고 있었다. 리그 중단으로 당장 먹고살 일이 막막해진 이들을 위해 선수들이 기부를 약속하고 나선 것이다. 뉴올리언스 소속 ‘슈퍼루키’ 자이언 윌리엄슨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뉴올리언스 구단에 와서 만난 가장 특별한 사람들은 홈구장인 스무디킹 센터에서 일하는 분들이다. 경기를 가능하게 하고 팬과 모두를 위해 완벽한 환경을 정비한다”며 “허리케인 카트리나(2005년)로 인한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리그 중단으로 경제적 타격이 겹친 분들이 많다. 앞으로 우리 홈구장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의 30일 치 보수를 책임지겠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약속했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야니스 아데토쿰보(밀워키)를 비롯해 블레이크 그리핀(디트로이트), 케빈 러브(클리블랜드)도 홈구장 스태프 돕기에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씩을 내놓았다.

NBA 선수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뤼디 고베르(유타)는 총 50만달러(약 6억900만원)를 홈구장 근로자들, 지역 확진자와 가족, 조국 프랑스 돕기에 쓰기로 했다. 고베르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를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보여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던 선수다. 그는 양성 진단을 받기 전에 진행된 기자회견 당시 퇴장 과정에서 취재진의 마이크와 녹음기 등을 일부러 만지며 장난을 쳤다가 비난이 빗발치자 곧 사과의 뜻을 밝혔다. 중국 리그로 건너간 NBA 출신의 대만계 미국 선수 제레미 린은 유니세프와 자신의 재단에 15만달러씩을 내기로 했다.



홈구장 근로자 돕기는 구단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골든스테이트의 구단주와 선수·코치진은 100만달러를 모았고, 댈러스도 괴짜 구단주로 유명한 마크 큐반의 주도로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클리블랜드·애틀랜타 등도 시간제 근로자 보듬기에 동참하고 있다.

잉글랜드프로축구 구단들은 음식 나누기로 이웃에 따뜻한 정을 선물했다. 애스턴 빌라는 14일 첼시와 홈경기가 취소되자 “경기를 위해 준비했던 스태프 850명분의 음식을 노숙자 지원 단체에 전달하고자 한다. 빌라 파크(홈구장)로 와서 음식을 가져갈 수 있는 단체는 연락바란다”는 공지를 소셜미디어에 띄웠다. 이후 1시간 만에 “모든 음식이 노숙자 지원 단체와 쉼터로 보내져 기쁘다”는 글을 올렸다. 뉴캐슬은 파이 1,200개 등을 지역 푸드뱅크에, 2부리그 풀럼은 약 500명분의 음식을 자선 단체에 전달했다.

한편에서는 힘든 시기에 용기를 북돋우는 스포츠 스타들의 성숙한 메시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평소 팬들의 응원을 받는 데 익숙했던 스타들이 반대로 팬들을 응원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외야수 헌터 펜스(샌프란시스코)가 개인훈련 사진과 함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은 폭발적인 공감을 얻으며 끝없이 공유되고 있다. 펜스는 “우리는 지금 예전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스포츠를 포함한 거의 모든 이벤트가 멈췄지만 사랑과 배려, 인간애에 휴식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힘을 모아 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고 적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슈퍼스타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아버지임을 나란히 강조하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예외 없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댑(dab) 세리머니로 바이러스를 이겨내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쪽 팔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다른 한 팔을 뒤로 쭉 뻗는 댑 동작은 포그바가 골을 넣은 뒤에 취하는 특유의 세리머니다.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댑 동작을 하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재치있는 제안으로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포뮬러원(F1) 자동차경주의 최고 스타인 루이스 해밀턴(영국)은 실내 암벽등반에 열중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집중력 유지에 최고다. 모두 안전하게 지내길”이라고 적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