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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9일만에 13배 폭증한 美, 자국민에 해외여행 금지령

누적 확진자 1만3,789명…中·伊 이어 세계 6번째로 많아

해외체류자 즉시귀국 권고·남부 멕시코국경도 폐쇄 예고

캘리포니아주는 외출금지령…뉴욕선 현금 대량인출 조짐

1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매캐런 국제공항 내 수하물 수취구역이 텅 비어 있다. 네바다주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최소 30일 동안 카지노 등 비필수적인 사업체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AFP연합뉴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만3,000여명으로 급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들의 해외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캘리포니아주가 주민 외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도 고강도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했다. 지난주 경보를 3단계 ‘여행재고’로 상향한 데 이어 아예 해외여행을 하지 말라는 초강도 조치를 내린 것이다. 지금까지 4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한 곳은 중국과 이란, 몽골과 한국 대구, 이탈리아 롬바르디아·베네토 지역이었다. 국무부는 해외 체류 미국인에 대해서도 “무기한 해외에 머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한 즉시 미국으로 돌아올 준비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AP통신은 전례가 없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 행정부는 또한 남부 멕시코 국경도 폐쇄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북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캐나다에 적용한 것처럼 양국 간 무역을 제한하지 않되 여행 등 비필수적인 이동을 일시적으로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오는 6월 열릴 예정이던 주요 7개국(G7) 회의를 취소하고 화상회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공화당은 이날 1조달러(약 1,28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긴급 예산안을 마련하고 다음주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5일 83억달러, 18일 1,000억달러가 넘는 예산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세 번째 코로나19 관련 예산안이다. 현금 지급과 관련해 개인당 1,200달러, 결혼한 부부에게 2,400달러를 지원하는 방식이 채택됐다. 또 어린이 1명당 500달러가 추가로 제공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받은 항공업계에는 대출이나 대출보증 등 형태로 580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통계전문 사이트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1만3,789명으로 10일(994명) 이후 9일 만에 13배나 급증했다. 사망자 수도 같은 기간 30명에서 208명으로 늘었다. 중국과 이탈리아·이란·스페인·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극적인 증가는 부분적으로 검사를 많이 실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가 얼마나 많이 퍼졌는지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확진자 수가 1,000명을 웃돌면서 주민들의 외출을 전면 금지하는 ‘자택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4,000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당분간 집에 발이 묶이게 됐다. 펜실베이니아주도 의료 서비스 등 생명 유지와 연관되지 않은 모든 사업체·점포가 문을 닫도록 하는 명령을 내렸고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모든 공원·해변을 폐쇄하는 비상명령을 발령했다. 코네티컷주는 다음달 28일로 예정됐던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6월2일로 연기했다.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인 뉴욕주와 워싱턴주에서는 대규모 현금인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주는 확진자가 5,000명 이상으로 미 전체 주 가운데 가장 많고 워싱턴주는 사망자가 70여명으로 가장 많은 곳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부부가 25만달러(약 3억원)를 한번에 빼가는 등 최근 뉴욕과 시애틀 등지 부촌에서 수만달러 이상의 거액을 인출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보도자료를 통해 “현금을 집에 보관하기보다 은행에 예치해두는 게 안전하다”며 불안 해소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대응에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제 사용 승인이 이미 난 것처럼 말했지만 이후 식품의약국(FDA)은 아직 사용 승인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CNBC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브리핑에 나와 대응지침을 쏟아낸 탓에 정작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WP는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이 일주일 넘게 브리핑 단상에서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 최고 공중보건 당국인 CDC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밀려났다고 꼬집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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