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경북 경산시 서요양병원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발열 등 의심 증세를 보였음에도 출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내 첫 확진자였던 이 직원은 신천지 교인도 아니고 최근 해외여행을 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산시 등에 따르면 이 병원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19일이다. 그는 지난 15일부터 발열과 오한 증세가 있어 16일에는 출근하지 않았으나 의심 증세가 다소 누그러져 17일 병원에 출근해 근무했다. 그러나 발열 등 증세가 지속하자 18일 경산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 확진자 발생 후 경산시가 환자와 직원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일부터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21일 오전 기준 확진자 수는 35명(환자 27명, 직원 8명)이다. 이 때문에 첫 확진자가 의심 증세가 있음에도 출근한 것이 병원 내 바이러스 확산에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산시는 보고 있다.
해당 병원에는 환자 188명, 직원 140명 등 328명이 생활해 시는 확진자가 더 나올 우려가 나온다. 직원 가운데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산시는 병원 내 확진자 28명을 도내 3개 의료원에 분산 입원시키고, 7명을 생활치료센터로 보냈다.
병원은 1층에 외과 등이 있고 2∼4층을 입원실과 물리치료실, 집중치료실 등으로 사용한다. 한 환자 가족은 “4층 입원실에서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경산시는 복지시설인 요양원과 달리 의사와 간호사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은 감염관리를 충분히 할 것이라고 보고 서요양병원을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격리)하지 않았다. 이 병원에는 의사 6명이 근무한다.
경산시 관계자는 “경북도 즉각대응팀, 질병관리본부 등과 함께 정확한 전염 및 확산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며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심증세가 있으면 쉬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데 잘 지키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21일 오전 기준 경산시 확진자 수는 583명(사망 9명 포함)으로 전날보다 37명이 늘어났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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