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팔꿈치 인대가 버틸 수 있는 장력은 시속 150㎞ 정도로 공을 던질 때가 한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속도도 속도지만 누적된 사용은 인대의 탄성을 떨어뜨리고 마침내는 끊어지게 한다. 류현진·김광현·오승환 등 수많은 강속구 투수가 이 수술을 받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수술을 받으면 공의 속도가 빨라진다는 속설이 있다. 싱싱한 새 인대를 사용하니 그럴 것도 같다. 임창룡 선수는 수술 전 시속 140㎞대를 뿌렸으나 수술 후 150㎞대로 올라서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선수들은 좋은 소식에만 귀를 기울이지만 실제 통계는 속설이 잘못된 믿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수술받은 메이저리그 선수 44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수술 전후 구속에 차이가 없었다. 수술 성공률이 95%대로 높다고는 하지만 두 번 수술하는 선수도 많다. 혹시라도 구속을 높이려고 멀쩡한 팔에 칼을 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의 크리스 세일을 비롯해 10명 가까운 메이저리거가 토미 존 수술을 받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란다. 수술 후 재활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리니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시도인 모양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든 병원이 북새통인 상황에서 급하지도 않은 수술을 받으려는 것이라면 좋은 생각이 아니다. 눈치는 이럴 때 보는 것이다. /한기석 논설위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