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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토미 존 수술

메이저리그 좌완투수인 토미 존은 1963년 20세의 나이로 데뷔한 후 통산 288승을 올렸다. 27개 시즌을 뛰며 시즌마다 10승 이상을 올렸으니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영원히 남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1974년 왼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다. 집도의인 프랭크 조브 박사는 오른쪽 팔꿈치에서 힘줄을 떼어내 왼쪽에 붙였다.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이었지만 수술은 성공했고 토미 존은 재활 후 13년간 선수 생활을 더 했다. 그의 이름을 딴 ‘토미 존 수술’은 이후 수많은 강속구 투수의 선수 생명을 늘려줬다. 조브 박사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인간의 팔꿈치 인대가 버틸 수 있는 장력은 시속 150㎞ 정도로 공을 던질 때가 한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속도도 속도지만 누적된 사용은 인대의 탄성을 떨어뜨리고 마침내는 끊어지게 한다. 류현진·김광현·오승환 등 수많은 강속구 투수가 이 수술을 받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수술을 받으면 공의 속도가 빨라진다는 속설이 있다. 싱싱한 새 인대를 사용하니 그럴 것도 같다. 임창룡 선수는 수술 전 시속 140㎞대를 뿌렸으나 수술 후 150㎞대로 올라서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선수들은 좋은 소식에만 귀를 기울이지만 실제 통계는 속설이 잘못된 믿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수술받은 메이저리그 선수 44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수술 전후 구속에 차이가 없었다. 수술 성공률이 95%대로 높다고는 하지만 두 번 수술하는 선수도 많다. 혹시라도 구속을 높이려고 멀쩡한 팔에 칼을 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의 크리스 세일을 비롯해 10명 가까운 메이저리거가 토미 존 수술을 받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란다. 수술 후 재활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리니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시도인 모양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든 병원이 북새통인 상황에서 급하지도 않은 수술을 받으려는 것이라면 좋은 생각이 아니다. 눈치는 이럴 때 보는 것이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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