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업계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새 주인으로 맞은 후 본격적인 성장세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전 산업군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어떤 식으로 실적을 방어할지 주목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카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8년(9,905억원)과 비교하면 15% 가까이 덩치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카는 매출 기준 국내 1위 중고차 판매 업체로 국내 중고차 업체가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이카는 2018년 4월 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SK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바 있다. 이후 한앤컴퍼니가 운영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세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케이카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 판매대수도 1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카가 업계 최초로 1조원 매출을 돌파한 것은 한앤코 특유의 성장전략이 빛을 봤다는 평가다. SK엔카직영 시절부터 강점을 가졌던 ‘인증 중고차’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렌터카 업계에서 사용하던 장기렌터카 판매전략을 중고차 업계에도 적용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신차보다 구입가가 낮은 중고차를 활용해 목돈을 들이지 않고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통했다는 분석이다.
수익성도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에는 SK그룹에서 한앤코로 주인이 바뀌면서 판매비와 관리비가 크게 늘었고 인수 금융 이자 및 수수료 지급으로 50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비주력 브랜드의 수입차 재고를 많이 줄이고 비용 개선을 통해 흑자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올해다. 중고차 시장은 신차 판매가 줄면 물량이 적어지면서 자연스레 축소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완성차 업체가 고전하는 상황인 만큼 중고차 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카는 올해 업계 최초로 24시간 맞춤형 결제를 도입했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출 1조원 달성 이후 PEF 운용사 특유의 수익성 강화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식으로 밸류업 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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