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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본캐' 뛰어넘는 '부캐'의 활약, 유산슬·조지나·카피츄·펭수로 보는 연예계 트렌드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 / 사진=김태호 PD SNS




최근 유튜브나 OTT(온라인 동영상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으로 콘텐츠 트렌드도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예능에서는 ‘1인 크리에이터’에 이어 ‘1인 캐릭터 확장, 부캐’로 추세가 변하는 분위기다.

부캐릭터(부캐)는 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일컫는 신조어로, 온라인 게임 상에서 사용되는 단어였다. 그러나 ‘1인 1캐릭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예능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연예계에서도 부캐라는 단어가 차용돼 활발히 쓰인다.

다양한 부캐의 모습으로 선전하고 있는 이는 단연 유재석이다. 그는 현재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산슬, 유고스타, 유르페우스 등 여러가지 캐릭터를 선보이며 독보적인 변신을 하고 있다. 매번 김태호 PD에게 볼멘소리를 던지지만 부캐의 역할이 주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각각의 부캐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특히 유재석은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로 예능계를 넘어 가요계까지 진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사랑의 재개발’, ‘합정역 5번 출구’등 음원을 발표하는가 하면, KBS1 ‘아침마당’,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매체·프로그램 간 경계를 뛰어넘는다. 나아가 ‘유산슬’이라는 이름으로 2019 MBC방송연예 대상 신인상을 수상했고, 최근엔 CF모델로도 발탁됐다.

박나래의 부캐 ‘조지나’. / 사진제공=MBC


부캐를 보유한 이는 유재석 뿐만이 아니다. 그간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다양한 분장으로 수 많은 캐릭터를 선보여온 박나래도 부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MBC ‘나혼자 산다’에서 안동 조씨 ‘조지나’ 캐릭터를 통해 자칫 지루해진 기존 프로에 신선함을 더했다. 다소 과한 듯한 의상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이 특징인 조지나는 특유의 농염한 말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투덜거리는 유재석과 달리, 박나래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부캐를 향한 의지를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조지나’를 밀고 싶은데 ‘나 혼자 산다’는 리얼 예능이다 보니 쉽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탐난다. 부캐릭터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바람대로 Olive ‘밥블레스유2’에서도 부캐 ‘조지나’를 소환해 시청자 사연을 잘 살려내기도 했다.

유병재와 추대엽. / 사진=카피추SNS




유재석과 박나래처럼 이미 대세 반열에 오른 코미디언 외에, 부캐로 오랜 무명 시절에서 벗어난 이도 있다. 그는 바로 2002년 MBC 13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추대엽이다. 추대엽은 신개념 싱어송 라이터 ‘카피추’ 부캐로 전성기를 맞았다. 산에서만 산다는 ‘카피추’는 유행을 모른다지만 말과 달리 최신 유행곡 등을 위트있게 개사해 자신만의 창작곡을 들려준다.

사실 ‘카피추’는 갑자기 탄생한 부캐는 아니다. 추대엽은 예전부터 정엽을 패러디한 ‘천엽’, 김태원을 패러디한 ‘추태원’등을 내세우며 음악개그를 추구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유병재의 유튜브 채널에서 ‘카피추’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카피추’는 MBC ‘라디오스타’,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다수 공중파 예능 프로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거침없는 입담의 소유자 펭수. / 사진=EBS ‘자이언트 펭TV’ 캡쳐


유재석, 박나래, 추대엽과 달리 본 캐릭터 없이 부캐릭터만으로 이미 미디어 트렌드를 장악한 이는 EBS가 낳은 캐릭터 ‘펭수’다. 남극에서부터 아이돌을 꿈꾸며 대한민국을 찾아온 10살 펭귄 펭수. 그는 솔직한 입담과 명확한 세계관, 타인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는 자신감으로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펭수가 인형의 탈을 쓴 사람임을 알면서도 그의 본캐릭터를 밝혀내기보다 부캐에 집중한다. 여성과 남성으로 성별을 구분짓지 않고, 펭수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존재를 인정받은 펭수는 EBS를 넘어 JTBC, MBC 등 타 방송사 출연은 물론 CF와 잡지 화보 촬영, 대기업 콜라보 상품 등을 연달아 출시하며 유명세를 펼치고 있다.

이처럼 부캐릭터는 본캐릭터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색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중이다. 이들을 본 캐릭터와 완벽하게 분리해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지만 당분간 부캐 트렌드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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