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005180)가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두 기업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가 조정받은 상황에서 호재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빙그레가 가격제한폭인 29.88%(1만4,400원) 오른 6만2,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해태제과식품(101530)도 29.99%(2,150원) 올라 9,3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해태제과식품은 빙그레에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1,400억원에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각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빙그레를 포함해 해태제과·롯데제과·롯데푸드 등 4개사가 주요 경쟁사로 꼽히는데 경쟁사가 3개사로 줄면서 단기적으로 경쟁이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4분기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매각 이후 빙그레의 시장점유율은 45%로 확대돼 기존 업계 1위였던 롯데제과(31%)를 넘어서게 된다. 한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일단 시장 내 키플레이어가 줄었다는 점에서 나쁘게 볼 건 없다”며 “빙그레의 가격 결정권이 강화되면서 마진 역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인 전망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아이스크림 사업 자체의 성장성이 부족한데다 해외 경쟁사, 디저트 업체 등 다양한 대체제로부터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해태제과는 적자 사업인 아이스크림 부문을 매각한 대금을 부채 상환과 과자공장 신규 설비투자에 사용할 계획을 밝혔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이 210%에 달했지만 이번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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