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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3일 천하’에 그친 잠실 선별진료소

이지성 사회부 차장





“송파구민이 봉인가요? 서울시가 잠실운동장에 설치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막아주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송파구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서울시가 잠실종합운동장에 대규모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겠다고 하자 송파구 주민들은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것처럼 성토를 쏟아냈다.

서울시는 해외 입국자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아지자 지난 3일부터 잠실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잇따른 비판에 송파구는 기존 서울시민에서 송파구민으로 대상으로 한정한다고 6일 방침을 바꿨다. 잠실운동장은 서울시 관할인데 송파구가 서울시 정책을 번복하는 다소 희한한 모양새도 연출됐다.

잠실운동장 선별진료소를 둘러싼 논란은 총선을 앞둔 정치권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송파을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는 “송파구를 감염 위험에 빠트리는 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최재성 후보도 “송파구민을 배려하지 않은 명백한 과잉행정”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서울시는 주요 선진국들로부터 ‘모범 방역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말 전 세계 31개국 45개 도시 시장과 영상회의를 열어 서울시의 코로나19 대응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속단하기는 이르나 지금 같은 추세라면 서울시는 전 세계 어느 대도시보다 성공적으로 코로나19에 대처했다는 기록을 역사에 남길지도 모른다.

박 시장은 “감염병 사태에서는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며 줄곧 원칙론을 강조해왔다. 시민이 다소 불편을 겪더라도 확진자를 최소화하고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가용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지금 지역이기주의가 고개를 들어서는 곤란하다. 주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강행했다가 정치권을 의식해 다시 철회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선제적인 정책도 중요하지만 시민 모두를 아우르는 섬세한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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