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지도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 수준으로 낮춘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미국 경제에 미칠 여파가 상당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공개된 연준의 지난달 3일 및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지속성과 심각성이 미국 경제에 중대한 하강 위험을 불러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3일 예정에 없던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렸다. 이어 15일에는 1.00%포인트 파격 인하하고 이른바 ‘양적완화’(QE) 정책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기준금리는 0.00~0.25%로 내려간 상태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과감한 금리인하로 되레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 데다, 연준의 정책대응 여지가 줄어든다는 점을 우려했다. 다만 대부분 위원은 파격적인 인하 결정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났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경기 전망에 있어서는 시각이 엇갈렸다. 연준 내부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의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정반대로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가 내년까지 가시적인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또다른 분석도 제기됐다. 이른바 ‘V자형 경기반등’을 확신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결국 연준 위원들도 코로나19 확산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는지에 미국 경제가 달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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