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명대로 대폭 줄었다. 지난 2월20일(16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특히 대구의 신규 확진자는 0명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총선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고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처음 시사했다. 다만 산발적 확산이 다시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여전히 중요한 시점이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확진자 수는 전날 대비 27명 늘어난 1만450명을 기록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한때 900명대로 치솟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6일과 7일 각각 47명, 8일 53명, 9일 39명으로 50명 안팎에서 움직였다.
지역별로 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경기에서 9명 발생했다. 경기 평택시 와인바 언와인드 관련 1명이 추가로 확진돼 현재까지 18명의 확진자가 확인됐으며 추가적인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소재 주점 리퀴드소울 1명이 확인되는 등 현재까지 총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북은 7명이 추가됐으나 대구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메시지에서 “어제 대구의 신규 확진자가 드디어 ‘0’이 되었다. 지역에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52일 만”이라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741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날로부터 42일 만에 이룬 성과”라고 밝혔다. 대통령은 이어 “아직도 조마조마하다”면서도 “부활절과 총선만 잘 넘긴다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생활방역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방역당국 역시 ‘3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함께 일궈낸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최근 들어 해외 유입 환자가 집안에서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2차 감염 사례가 늘고 있는데다 격리해제 후 재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91명까지 증가하는 등 퇴원 후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번주에 신규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아직 3,000명 이상이 치료를 받고 있고 사망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저기 흩어져 숨어 있는 감염요인이 어느 순간 결집하면 대규모 집단감염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이러한 위험이 폭발되는 것을 막고, 남아 있는 잔불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 끈기를 갖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주 말 부활절(12일)과 사전투표 기간(10~11일) 등이 있어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만 부활절 현장 예배를 하는 교회가 2,100여곳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방역당국은 부득이하게 현장 예배를 진행할 때는 감염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사전투표 시 가급적 자녀는 동반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일상에서 감염예방을 실천할 수 있는 생활방역 체계를 논의하기 위한 생활방역위원회 1차 회의가 열렸다. 위원회는 추가 회의를 거쳐 개인과 집단·시설 등이 지켜야 할 구체적인 생활방역지침안을 의견 수렴해 확정할 방침이다. /이주원·윤홍우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