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에서 ‘투기등급(정크)’으로 강등된 이른바 ‘추락 천사’ 기업 회사채 규모가 올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회사채 중 6천400억달러(774조800억 원)어치가 올해 추락 천사가 되기 쉬운 기업이 발행한 물량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추락 천사 발행 회사채 물량이 최대였던 2005년의 5,120억달러(619조2,000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들 기업이 실제로 추락 천사가 되면서 올해 최대치 기록이 경신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올해 이미 투기 등급으로 강등된 17개사가 발행한 회사채 물량만 2,570억달러(310조9,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S&P는 투기등급으로 연내 등급이 추락할 위험이 있는 회사채가 미국에서는 전체 BBB 등급 물량의 9%인 2,400억달러 규모이고 EMEA에서는 BBB 등급 물량의 8%인 1,45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미국 및 EMEA 이외 지역에서도 340개사가 발행한 7,750억달러(937조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투기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S&P는 “코로나19의 충격이 큰 항공, 숙박, 레저, 소매 등 업종에서 추락 천사의 위험성이 한층 더 높다”고 진단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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