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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뒤안길]종묘 건축에 숨겨진 비밀

두번 증축한 정전 19칸, 기둥 장식 달라

종묘 정전의 익공. /사진제공=문화재청




온라인 영상 서비스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드라마 ‘킹덤’ 시리즈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배경이 조선 시대이다 보니 영화 속 한복·갓 등이 인기를 끄는가 하면 많은 전통 건축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그중 하나가 유교 사회 조선을 대표하는 건축인 종묘다. 감독은 ‘킹덤’의 주제인 권력과 신분제를 상징적으로 묘사할 장소라 생각해 종묘를 택했다고 한다.

종묘는 크게 정전과 영녕전이라는 2개의 건축물을 중심으로 제사에 필요한 각종 건물로 구성돼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종묘 정전은 정면에서 보이는 칸만 19칸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임진왜란 때인 1592년에 소실됐다가 1608년 11칸 규모로 다시 지어졌다. 이후 승하한 임금의 수만큼 모셔야 할 신위의 숫자가 늘어나 증축이 필요했고 1726년에 4칸, 1836년에 4칸씩 늘어나 지금의 19칸이 됐다.



엄정한 유교 법식에 따라 지은 건물이라 각 칸의 크기와 면적은 동일하다. 그런데 기둥 위쪽에 건물의 전후 방향으로 놓인 새의 부리나 날개처럼 보이는 ‘익공’이라는 부재의 형태는 좀 남다르다. 기둥 뒤쪽으로 빠져나온 익공의 아랫부분을 자세히 보면 첫 번째 칸에서 11번째 칸까지는 부드럽게 기둥면에 꺾여 들어가게 다듬어져 있지만 증축된 12번째 칸부터 15번째 칸까지는 한 번 뒤로 쑥 나왔다가 평평하게 깎여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증축된 16번째 칸부터 19번째 칸까지도 그 모습이 또 달라진다. 조선을 대표하고 유교를 상징하는 가장 준엄한 건축의 증축 공사에서 장인은 앞선 건물과 모든 것을 똑같게 짓지 않고 자신만의 흔적을 남겼던 것이다.
/조상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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