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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윤민, “내 삶이 곧 진심”...“마지막 3분까지 최선을 다하자”

전윤민 “망가지는 연기에 자신 있어요”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는 있다. 전윤민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인생에서 시련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인 8살의 나이에 찾아왔다.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 한 것. 초코 과자를 사온다고 했던 아빠는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어린 나이었지만 더 이상 아빠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하고선, 전화벨이 울리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갑작스럽게 아빠를 잃고 나자, 소녀는 철이 일찍 들게 됐다.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은 언제든 끝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린 나이에 알아차리게 됐다. 그렇다고 한 없이 우울에 빠져있진 않았다. ‘순간’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알았으니 그만큼 그 ‘순간’을 충실하게 살고자 했다. 그렇게 아빠가 알려주고 떠난 ‘매 순간 최선을 다 하자’란 가르침을 가슴에 새겼다.

“다른 사람보다 매 순간의 소중함을 빨리 알게 됐죠. 제 대화명이 ‘마지막 3분까지 최선을 다하자’ 인데, 그런 경험 탓도 있어요. 사람의 목숨이 가는데 있어선 순서가 없는 거잖아요. 제가 하는 일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임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최선을 다해서 잘 하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아빠가 그걸 가르쳐주고 간 것 같아요.“







‘끼’가 넘쳤던 그는 고등학생 때 스타제국에서 가수 연습생 시절을 잠시 거쳤다. 2008년 열린 제7회 CMB 친친청소년가요제에 출전해 금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건 배우의 길이었다. 서울예대 연기과에 진학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10대 시절부터 품어온 배우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그는 끝없는 훈련과 연습을 하며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견뎌냈다. 그리고 배우가 된 지금도 연기의 재미와 고통을 모두 감내하고 있다. 전윤민의 웃음 뒤에는 그런 성장의 과정이 있었다.

그의 첫 소개는 “밸리댄스와 막춤을 잘 추는 전윤민 배우입니다. 만약 궁금하시다면 보여드릴까요” 였다. 망가지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의 특별한 매력이 묻어나왔다.

2012년 퍼포먼스뮤지컬 ‘비밥’을 시작으로 ‘팍스토리’ ‘보잉보잉’ ‘꽃의 비밀’ 등 무대에 올랐다. 특히 ‘비밥’ 국내 공연 및 해외 공연을 뛰면서 등록금을 손수 벌며 대학교를 다녔던 열혈 학생이기도 하다.

“정말 이 악물고 다녔어요. 사람이 자신이 직접 학비를 벌면서 학교를 다니는거랑, 부모님이 학비 다 대줄테니 다니라고 해서 다니는거랑 다른 것 같아요. 해외 공연 땐 하루 식비로 7만원을 주는데, 그 식비를 아껴서 돈을 모았어요. 배우들에게 제공되는 호텔 조식을 먹고 남은 것 중 주머니에 챙겨 갈 수 있는 음식을 담아서, 점심 저녁으로 먹었거든요. 그만큼 절실하게 학교 생활을 했어요.”

마침내 배우로 무대에 섰을 때 더없이 큰 희열을 느꼈다. 그 희열이 전윤민을 계속해서 연기하게 만들고 있다. 영화 데뷔작은 2013년 개봉한 ‘수상한 그녀’이다. 손수 프로필을 돌린 뒤 오디션을 보고 합격한 케이스다. 이진욱씨 옆에서 잠깐 얼굴을 비추는 알앤비 가수 ‘호빵녀’ 역할이었다. 화장실에서 샤워기를 마이크 삼아 폭발적인 노래를 부르면서 연습했다.





‘웰메이드 코미디 연극’이라는 호평을 받은 장진 감독의 연극 ‘꽃의 비밀’에선 육감적 몸매를 지닌 간호사 ‘산드라’ 역으로 열연했다. 2016년 앙코르 공연부터 2020년 세 번째 앙코르 공연까지 함께했다. 함께 출연한 배종옥 배우도 인정한 후배 연기자이다.

“선배님께서 항상 윤민이는 처음이랑 모습이 똑같다고 하셨어요. 그 마음으로 살고 또 그 마음으로 배우 생활을 계속 하라고 하셨죠. 배우의 인성에 대해서 중요하게 말씀하셨는데,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어요. 일관성 있게 행동하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는 깨달음도 얻게 됐어요.”

실제로 만난 전윤민은 섹시한 첫인상과는 달리 바른생활 배우에 가까웠다. 술, 담배를 하지 않고 늘 마인드 컨트롤 및 건강관리를 한단다. 세상의 주목을 받기위해 연기하는 게 아닌, ‘매 순간을 살고 싶어 연기하는 배우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본인 스스로도 “종종 알쏭달쏭한 매력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어떤 선입견도 없이 ‘순간’을 사는 배우 전윤민. 그는 “매 순간 진심으로 의미 있게 살아서, 연기가 아니라 ‘순간’이 좋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실제로 그와의 인터뷰는 매 순간 흥미롭고 진실했다.

“아빠가 하늘나라 가신 뒤, 혼자 계신 엄마에게 재미있는 딸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코미디’에 대한 재능은 아빠의 피를 물려 받은 것 같아요. 언젠가 아빠를 만난다면, 이번에 내가 초코 과자를 사서 아빠를 만나고 싶어요.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대전 현충원을 찾아가요. 아빠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묻혀 계시는 것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이렇게 충직하면서 사시는구나’란 생각에 숙연해지죠. 제가 가지고 있는 좋은 영향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진심을 담아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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