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해 해운강국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명명식은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해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 선박의 이름을 붙여주는 행사다. 선박과 선원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여성이 선박의 줄을 끊고 샴페인을 깨뜨린다는 관례에 따라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이날 행사에 함께했다.
알헤시라스호는 HMM(옛 현대상선)이 발주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 중 첫 번째다. 2만 3,964TEU(1TEU=20피트 컨테이너1개)급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했으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LNG 추진 선박으로 교체 가능한 친환경 선박이라는 게 특징이다. 알헤시라스호는 내일 중국 청도로 출항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운 재건의 첫 신호탄으로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인한 해운산업의 위기를 정부와 기업이 함께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헤시라스호는 스페인 남부의 항구도시 알헤시라스(Algeciras)에서 따온 이름으로, 해운업의 경쟁력을 되찾아 해운재건을 이루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청와대 측이 설명했다.
명명식 행사는 김정숙 여사의 송사 및 명명줄 절단으로 시작됐다. 김정숙 여사는 “이 배를 알헤시라스호로 명명한다”며 “이 배와 항해하는 승무원 모두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고 말하며 명명줄을 절단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와 선원 출항 각오 다짐, 전통 나침반 ‘윤도’ 수여 순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에 쏘아 올리게 됐다”면서 “400여 년 전 충무공께서 ‘12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12척의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 우리 경제를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12척의 컨테이너선은 알헤시라스호를 포함해 국내 조선사에서 건조하는 초대형 선박을 가리킨다. 국내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이 7척, 삼성중공업이 5척을 각각 건조하고 있다. “12척 컨테이너선의 생산유발효과는 5.1조원, 고용유발효과 16,378명(2020.4월 평균환율 적용시)으로 예상된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해운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선사들의 기존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유동성 확보 등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해양수산부는 이날 해운산업에 1조2,5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명명식에 앞서 해운·조선 업계 관계자들과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해수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사전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조선소장과 알헤시라스호 선장에게 선박 제원과 운항 계획에 대해 보고받고, 저비용 고효율 선박으로 국내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높인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문성혁 해수부장관은 조선업과 해운업이 과거와 같은 위기를 겪지 않도록 안정적 화물 확보, 해외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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