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전격 사퇴한 것과 관련해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부산성폭력상담소는 23일 성명을 통해 “우리 상담소는 피해자를 통해 이번 성폭력 사건을 접했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며 “어찌 보면 이번 사건은 오 전 시장이 당선 이후 성희롱·성폭력 전담팀 구성을 미뤘던 모습이나, 2018년 회식자리에서 여성노동자들을 양 옆에 앉힌 보도자료 등에서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시는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여 피해자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2차 가해를 예방해야 한다”며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부산시는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건은 부산이라는 지역 공동체의 문화가 남성 중심적이며 성평등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를 방치해 온 것에 대하여 부산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부산시는 이제 성폭력 없는 사회, 여성이 없는 사회, 성평등한 사회라는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이었고 강제추행으로 인지했다.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시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