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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체험기 라이프카톡] 48시간 숙성한 양념에…사골육수로 깊은맛 더해

■가나안 국수 초계·초계비빔국수

가나안 국수의 초계국수




코로나19 여파로 고강도로 적용되던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완화된 후 첫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로 행주산성을 찾았다. 전세계 펜더믹 현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어김없이 찾아온 봄과 흐드러지게 하얀 얼굴을 늘어뜨린 벚꽃이 더욱 귀하게 다가온 시간이었다. 봄 햇살을 듬뿍 맞으며 산책을 즐기던 우리 가족은 점심 때가 되자 평소 좋아하던 가나안 국수를 찾았다. 행주산성 일대는 예전부터 국수 맛집이 많기로 정평난 곳이다. 행주산성 인근이 수도권의 자전거 라이더들의 성지이자 정거장이 되면서 허기진 라이더들의 배를 채워줄 가성비 높은 국수집 또한 함께 성장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찾은 가나안 국수집 안에는 숍인숍 형태로 자전거 액서서리를 파는 매장도 함께 하며 이곳이 라이더들의 성지임을 보여줬다. 라이더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가나안 국수집은 이제는 라이더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즐겨 찾는 맛집 명소가 됐다. 주말 점심 시간에 방문한 가나안 국수 매장 앞에는 온화한 봄 날씨를 만끽한 라이더들의 자전거 뿐 아니라 멀리서 온 식객들의 승용차도 가득했다.

다름아닌 이미 방송에 많이 소개되면서 라이더들 사이에 뜨고 있는 가나안 국수의 시그니처 메뉴인 초계국수와 초계비빔국수를 즐기기 위해서다. 여기에 간절기나 겨울철에는 건강한 육수로 맛을 낸 칼국수가 가족 단위 고객에게 인기다. 어른 네 명과 7살, 8살 등 우리 두 가족은 바삭하게 잘 구운 파전부터 메뉴별로 골고루 주문했다. ‘대왕’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는 가나안 국수답게 얼굴 보다 더 큰 그릇에 국수가 가득 담겨 나왔다. 국수 특성상 먹는 시간이 짧아 배가 차기도 전에 한 입에 털어 넣은 라이더들이 조금씩 더 달라는 요구가 늘어나면서 지금의 대왕 국수가 됐다는 주인장의 말에 넉넉한 인심까지 느껴졌다.

가나안 국수 초계비빔국수




북한의 전통 별미로 알려진 초계국수는 차게 식힌 닭 육수에 식초와 겨자로 맛을 낸 국수다. 이 곳의 초계국수 특징은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 초계국수가 갖는 달고, 시고, 매운 맛이 각자 적절하게 모나지 않게 ‘맛있다’라는 궁극의 목표를 위해 잘 ‘협의’ 된 느낌이었다. 몇 번 먹다 보면 단맛이 입안 가득 남아 있어 혀에서부터 질리게 만드는 그런 자극적인 국수와는 결을 달리했다. 그래서 돌아서서 다시 생각나게 해 꾀나 중독성을 가졌다. 비빔국수도 절묘한 맛의 조화로 매운 걸 먹지 못하는 아이 조차도 연신 “맛있다”하면서 어른 전용으로 시킨 비빔 초계국수를 초등학생 아이들도 별미로 먹기 시작했다.

초계 비빔국수의 생명은 양념이다. 보이차·둥글레·우엉차등을 끓여 식힌후 고추가루를 넣어 48시간 숙성시켜 만든단다. 여기에 단물이 가득 머금은 싱싱한 배를 압력솥에 넣어 찐 다음 갈아 넣는다. 설탕을 최소화 하면서 단맛 본연의 맛이 나는 비법이 여기에 있다. 또 육수 역시 닭을 사용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국내산 사골을 끓여서 낸다니 우러나오는 깊은 맛이 여기 있었다. 국내산 닭가슴살도 사골 육수로 삶아 닭 특유의 비린내를 제거한 후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후 12시간 숙성한다. 고명으로 올라가는 백김치와 무절임도 매장에서 직접 담가 숙성시키는가 하면 비빔장에도 깊고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매장에서 직접 짠 땅콩기름을 듬뿍 넣었다. 쉽게 생각 할 수도 있는 국수 한 그릇에 수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것이다. 가나안 국수 관계자는 “현재 다른 국수집이 따라올 수 없는 비법은 사실 1964년부터 국수집을 운영하신 부모님께로부터 계승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행주산성에 가야 맛볼 수 있는 특유의 국수 맛을 조만간 가정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된다. 현재 가나안 국수는 육수와 양념을 가정간편식(HMR)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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