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NH농협금융지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1·4분기 20% 이상 급감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유가증권·외환 등 자본시장 부문의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29일 농협금융은 지난 1·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4,327억원)보다 21.7% 감소한 3,38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순익 급감은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은행과 투자증권의 유가증권·외환·파생상품 관련 손익이 1년 전보다 3,614억원 급감한 결과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1·4분기 이 부문에서 2,811억원의 순익을 거뒀지만 올해는 803억원 손실로 대폭 마이너스 전환했다.
그 결과 비대면 거래 확대, 주식거래대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수료이익(3,774억원)이 1년 전보다 15.7%(512억원) 늘었음에도 전체 비이자이익은 급감했다.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1·4분기 514억원에서 올해 1,775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이자이익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기준금리 ‘빅컷’에도 1조9,486억원으로 0.3%(61억원)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이 지난해 1·4분기 1.78%에서 올해 1.70%로 0.8%포인트 하락했음에도 이자수익자산이 늘어난 결과라고 농협금융은 설명했다.
총자산은 450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6% 증가했다. 그룹의 원화대출금은 238조3,000억원으로 1.6% 늘었다. 건전성 지표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0.63%, 대손충당금적립률 107.95%로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농협은행 당기순익 3,162억원… 13.7%↓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전년 동기(3,662억원)보다 13.7% 감소한 3,1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자·수수료이익 증가에도 주가지수 변동성 확대로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665억원 급감한 타격이 컸다. 농협은행의 1·4분기 연체율은 0.39%로 지난해 말(0.40%)보다 0.01%포인트 하락했고 NPL 비율도 0.57%로 0.01%포인트 개선됐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322억원으로 전년 동기(1,711억원)보다 81.2% 급감했다. NH농협캐피탈도 16% 감소한 1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NH농협생명은 750% 증가한 51억원, NH농협손해보험은 345% 증가한 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내실 있는 비상경영을 추진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단기 경영충격을 최소화하겠다”며 “회복 탄력성을 위한 핵심 역량을 강화해 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 경영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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