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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 과시한 김정은, 첫 행보로 비료공장 찾은 이유는

코로나 19 영향, 어려운 민생 챙기기

'자력갱생' 구상 대내외 과시 관측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빨간 리본을 가위로 자르고, 좌우에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재룡 내각 총리가 리본을 잡고 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뒤에 받침대를 들고 서 있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수상한 잠행을 이어오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첫 행보로 비료공장을 선택했다.

장기간에 걸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어려움에 처한 민생 챙기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은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아 준공식 테이프를 직접 끊으며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다.

화학비료의 질은 북한의 농업 생산량과 직결되는 만큼 김 위원장의 이번 민생 행보는 북한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된다.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자력갱생을 강조하던 김 위원장이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는 좋은 선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반영된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간부들이 수첩에 받아적고 있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실제 김 위원장은 준공식에서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또 “이제는 우리 농업 근로자들이 마음 놓고 당이 제시한 알곡 고지를 점령하는 데 전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순천인비료공장의 완공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이후 이룩한 첫 성과”라고 호평했다.

신변이상설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김 위원장이 ‘노동절’을 선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이 노동절에 공식행사에 참석한 건 집권 초기인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불과했다. 집권 첫해였던 2012년에는 평안북도 대관유리공장과 기계공장을 찾은 뒤 은하수음학회 공연을 관람했고, 이듬해에는 인민보안부(우리의 경찰청에 해당)를 시찰한 다음에 보건부문 근로자들의 체육경기를 관람한 바 있다.



올해는 노동당 창건 75주년이자 북한의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 전략의 마지막 해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경제건설에 대한 성과를 주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중요한 해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장기전이 예상되는 만큼 김 위원장은 노동자들을 독려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 위원장은 “일꾼(간부)들과 과학자, 기술자, 건설자들이 우리의 원료, 우리의 기술에 의거하는 새로운 공업을 창설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정면돌파전 사상의 위력을 더욱 힘있게 떨쳐가리라는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도 “순천인비료공장의 준공은 영웅적 노동계급의 혁명적 기상을 힘있게 과시하며 전체 농업 근로자들과 인민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안겨주는 일대 경사”라며 노동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경제살리기를 강조한 만큼 남측이 제안한 남북경제협력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지 주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은 경제활동부터 재개하고 있어 코로나 이후 민생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며 “그가 나타났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그간 다듬어 온 남북협력사업들을 북측과 협의하는 방안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평안남도 순천시에 위치한 순천인비료공장은 북한이 농업생산을 늘려 고질적인 식량난을 해소하고자 2017년 7월 16일 착공한 공장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7일(보도일 기준) 올해 첫 현지지도 장소로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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